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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김성민씨 사례로 본 장기기증…‘서약’ 국민 2.5% 불과
美 48%ㆍ英 32% 등보다 크게 적어
장려책 ‘전무’…유교사상 영향까지
지난해 2500명 기증…3800명 새 삶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뇌사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난 배우 김성민<사진> 씨가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유명인의 장기기증으로 높아진 관심이 장기기증 서약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아직은 드물어 우리나라의 경우 서약자가 전체 국민의 2.5%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에 따르면 김 씨의 기증애도 최근 며칠 새 장기기증 신청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본부는 국내 장기기증 관련 단체 중 서약 비중이 약 70%에 이르는 최대 단체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김 씨의 기증으로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신청이 늘지는 않았다”며 “권투 선수 최요삼 씨의 장기기증이나 연예인들이 장기기증 서약을 하면서 잠시 주목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후 눈에 띄게 신청이증가한 적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후 각막을 기증한 2009년 연평균 10만명에 머물던 장기기증 희망자가 18만3000여명으로 급등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유명인의 장기기증은 실제 일반인의 서약률 증가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을 뿐더러 장기기증은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우리나라에서 사후 장기기증을 서약한 인원은 현재 128만명이다. 2013년 15만4000명까지 증가했던 장기기증 서약자는 2014년 10만8000명, 2015년 8만8000명으로 계속 크게 감소하고 있다.

낮은 서약률 탓에 실제 장기기증을 받는 사람은 해마다 약 4000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는 3844명이 간, 신장, 각막 등을 기증받아 새 삶을 선물 받았다. 같은 해 장기기증자는 2458명으로, 이 중 뇌사 또는 사후 장기기증자는 528명이었다.

특히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장기기증 서약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장기기증 서약자는 전체 국민의 2.5%에 불과하다. 미국(48%)과 영국(32%)을 크게 밑돌고 있다. 선진국보다 장기기증 서약률이 크게 낮은 것은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에서 만 16세 이상이면 장기기증 서약을 할 수 있고, 초등학교에서부터 장기기증의 의미를 교육한다. 스페인에서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서약 대신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인 약속을하는 ‘옵트 아웃’ 제도를 시행해 모든 국민을 잠재적 기증자로 간주한다. 특히 영국에서는 운전면허증을 발급할 때 장기기증에 동의하는지를 묻는다. 모든 운전자가 면허를 따면서 장기기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세 이상만 장기 기증서약을 할 수 있다. 더구나 장기기증을 장려하는 정책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또 다른 운동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운전면허 발급 때 장기기증 여부를 묻는 항목을 포함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관련 부처 간 이견으로 시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신체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어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전통적인 유교 사상영향도 기증 서약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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