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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다시 ‘순천의대’, 이정현의 꿈 그리고 서남대의 ‘오비이락’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19대 국회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내밀었다. 자신의 지역구인 순천에 국립의대(의과대학)을 유치하겠다는 열망이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지난 12일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19대 국회 당시 발의한 법안과 크게 다른 내용은 없다. 국립보건의료대학을 설립해 육ㆍ해ㆍ공군 사관학교나 경찰대처럼 재학 중 학비를 전액 국고 지원하고, 공공보건ㆍ의료기관에서 10년간 복무할 것을 조건으로 한 의사 면허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의사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진료하고 있어 농어촌 및 도서벽지주민들에 대한 의료서비스 공백이 심각하다”면서 “법률 제정의 필요성에 많은 여야 의원들과 정부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농어촌ㆍ오지ㆍ외딴섬ㆍ군부대 등 의료취약지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혜택을 늘리겠다”고 했다. 이 의원이 지난 2014년 7ㆍ30 재보궐선거 당시 순천대 의대 유치 공약을 내세웠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지역구에 특화된 법안을 낸 셈이다. 문제는 오비이락(烏飛梨落) 격으로 전북 남원에 위치한 서남대 의대가 폐과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각 대학이 모집정원을 정하는 다른 전공과는 달리, 의대는 보건복지부가 의료인력 수급 전망에 따라 모집정원을 정한다. 서남대 의대 재학생(294명)과 내년 입학정원(49명)을 흡수해 의대 규모를 키우려는 전국 의대의 눈길이 여기에 쏠리는 이유다. 의대 유치에 목을 걸었던 이 의원과 순천시가 서남대 의대 폐과를 이른바 ‘호재’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구 대비 의대 정원이 적은 지역 상황을 고려해 서남대 의대의 정원을 우선 배정받거나, 아예 의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의원 지역구에 위치한 순천대는 단독 의대 유치전에 돌입했다.

문제는 최근 영남권 신공항 건설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핌피(PIMFYㆍ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내 지방에 유치하겠다는 것)ㆍ님비(NIMBYㆍ혐오시설의 입주를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 현상) 현상이 번갈아가며 발생했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두 사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국론 분열과 신(新) 지역주의를 야기했다. 서남대 의대 폐과라는 ‘오비이락’에 이 의원의 지방 공공의료 역량 제고 의도가 오해받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특히 서남대 의대 폐과를 둘러싸고 옛 학교 재단과 교수협의회,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과연 서남대 의대와 순천대 의대 사이의 ‘불편한 추론’은 어떻게 끝맺음 될까. 사안이 다시 한 번 핌피 논란으로 번지느냐, 공공선을 반영한 윈-윈(지방 공공의료 역량 제고)으로 끝나느냐는 이번에도 정치권에, 이 의원에게 달려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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