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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채형복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유럽학회 회장] ASEM, 개방적 지역주의의 대안이 될 것인가
1996년 3월 태국 방콕에서 공식출범한 아셈(ASEMㆍAsia-Europe Meeting)은 아시아와 유럽 양 지역의 공동발전과 번영을 추구하는 지역 간 최초의 협력체이다. 2016년 올해는 아셈이 출범한 지 20년이 된다.

아셈은 아시아 10개국, 유럽 15개국(+EU) 등 25개 회원국으로 출범해 꾸준히 확대됐다. 현재 아셈은 아시아 21개국, 유럽 30개국 등 51개 회원국과 함께 유럽연합과 ASEAN의 두 개 기관이 지역협의체로 참가하는 거대 협력체이다. 

양 지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지역을 번갈아 가며 2년에 한 번씩 아셈 정상회의(ASEM Summit)가 열린다. 2000년 10월 제3차 아셈 정상회의는 서울에서 열린 바 있다. 이 달 15일~16일 양일 간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제11차 아셈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아셈의 창설 회원국으로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여러 협력 사업을 제안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는 아셈의 유일한 상설기구인 ‘아시아유럽재단(ASEF)’의 설립을 주도하고,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이사 등을 배출함으로써 아시아-유럽 양 지역의 인적ㆍ문화 교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TEIN)’, ‘아셈 듀오 장학사업’ 등의 제안을 통해 아시아-유럽의 디지털 및 인적 연계의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아셈의 여러 협력사업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고, 그 영향력도 큰 편이다.

또 우리나라는 아셈 51개 회원국 가운데 교역비중이 높은 41개 국가들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아셈 차원의 다자 간 지역협력과 함께 양자 간 경제협력을 통한 대외무역 증진과 긴밀한 협력 관계의 유지에 중점을 두는 정치ㆍ경제외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브렉시트의 사례에서 보듯이 EU 회원국 내 정치경제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아셈 출범 20주년인 올해 몽골에서 열리는 정상회의가 가지는 정치적 및 역사적 의미는 지대하다. 

이번 몽골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아시아-유럽 지역 간 보다 유연한 협력과 심도 깊은 통합을 위한 협력모델과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테러, 기후변화, 금융위기 및 인권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박 대통령은 아셈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상호 협력과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입장의 제시도 필요하다. 북한의 핵문제와 통일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진지한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남북의 화해와 공존을 위한 대화와 협력모델도 제시함으로써 아셈 회원국들의 지지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셈 정상회의는 아시아와 유럽 지역 간 유일한 최상위 협의체이다. 과연 아셈은 아시아-유럽 대륙의 지속가능한 번영과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지역협력체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이와 아울러 우리나라는 그러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할 수 있는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몽골 정상회의는 아셈이 개방적 지역주의의 대안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공론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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