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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글로벌제약사’ 나올까? 정부 ‘끌어주고’ 제약업계 ‘도약 절호기회’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최근 잇따라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수출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업계의 이같은 노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혁신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약가제도 개선안’을 확정·발표했다. 정부 개선안의 핵심은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혁신적인 신약을 해외에 수출할 때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되어왔던 지나치게 낮은 국내가격을 정상화 시켜주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가 국산신약을 개발해 수출상담이 와도 수입국에서 낮은 국내 약가와의 차이등을 문제삼아 결과적으로 약값을 제대로 받지못한 사례가 많았다. 결국 국내 제약사가 힘들게 혁신신약을 개발해 해외에서 호평을 받아도 적정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국내약가에 발목을 잡혀왔던 셈이다.


실제 수 년전 고혈압치료제를 개발해 중남미 등에서 호평을 받고 수 천만 달러의 수출상담을 벌이던 한 국내 제약사는 구체적인 협상괴정에서 현지 제약사가 제기한 국내 약가를 문제삼아 단가를 지나치게 낮춰달라고 요구해 계약 자체가 백지화된 사례도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번 정부의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보면 혁신신약 약가는 보험 적용 기준이 되는 대체 의약품 최고가의 10%를 가산하고, 바이오시밀러는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70% 수준인 보험약가를 80%로 인상한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약의 보험약가가 100원일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70원 이하의 가격으로 올릴 수 있는데, 이 가격을 80원까지 올려주겟다는 것이다.

한국제약협회는 이같은 정부의 결정에 “정부의 이번 지원방안으로 미국과 유럽, 중남미 등 세계 각국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는 국내 개발 신약의 시장확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국산 바이오의약품과 혁신신약의 몸값도 오를뿐 아니라 우대기준에 부합하는 파이이프라인을 보유한 제약사들의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도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SK케미칼은 자사의 바이오신약인 혈우병 치료제 ‘NBP601(제품명 앱스틸라)’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국산 바이오신약이 최초로 미국시장에 진입한 사례이다.

‘NBP601’은 SK케미칼이 지난 2009년 호주 CSL사에 기술 수출한 바이오 신약 물질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바이오신약이 FDA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치료제는 현재 유럽과 호주에서 허가 당국에 의한 최종 시판 승인 단계에 있는 상태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그동안 R&D에 대한 오랜 투자가 결실로 맺어졌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혁신신약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장 유력한 후보로 한미약품의 ‘올리타정’ 거론되고 있다. 국내 첫 3세대 폐약 표적항암제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은 27번째 국산 신약이다.

정부에서 인정하는 혁신신약의 기준은 기존 약에 비해 효과와 안전성 편의성이 개선된 약으로 정부에서 인증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이거나 다국적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이나 기술을 공유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한 약이어야 한다.

이에따라 국내 혁신형 제약기업들의 연구프로젝트 성과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올해에만 동아ST(동아에스티), 동화약품, 영진약품, 파마리서치프로덕트, 파미셀, 코아스템 등 6개사가 신규 인증됐다. 이번 신규인증은 2012년, 2014년에 이어 3번째로 실시한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7일 발표를 통해 “이번 인증의 경우 주요 신약개발 성과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성과 등을 보유한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이 다수 인증되어 우리 제약기업의 한층 강화된 신약개발 및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6년 혁신형 제약기업(총 46개)에는 녹십자, 대웅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부광약품, 삼진제약, 신풍제약, 안국약품, 영진약품, 유한양행, 일양약품, 종근당, 태준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독, 한미약품, 휴온스,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 LG생명과학, SK케미칼 등이 포함됐다. 외국계 제약사는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한국오츠카제약 등이 포함됐다.

이들 혁신형 제약기업 중 18개사가 64건의 해외이상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제품의 지속적인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임상은 미국 24건, 유럽 17건, 기타국가 23건 등의 순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바이오의약품 개발 제약사인 녹십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스피, SK케미칼 등은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4월 미국FDA로부터 헌터증후군 치료제 바이오베터 ‘헌터라제’에 대한 임상 2상 진입을 승인받았다. 항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베터 ‘MGAH22’에 대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 역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외에도 바이오베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항체 독감치료제 바이오베터인 ‘CT-P27’과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베터인 ‘CT-P26’이 각각 임상 3상 준비, 비임상 단계를 마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 ‘SB5’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의 임상 3상을 진행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막 성정해가는 제약, 바이오산업에 활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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