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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경제 위기의 본질은 저성장 아닌 내리막 성장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 2.9%로 수정했다. 지난 4월보다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미 최근 LG경제연구원(2.8→ 2.5%), 한국경제연구원(2.6→2.3%),한국개발연구원(KDI 3.0→2.6%) 등이 줄줄이 하향 수정해왔으니 새로울 것도 없다.

오히려 놀라운 건 어느덧 한국경제의 2%대 성장률이 자연스러워졌다는 점이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지난해(2.6%)부터 3년 연속 ‘2%대 성장’에 머물게 된다. 3년 연속도 그렇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중 7년이 2%대 성장이다. 이미 자리잡은 저성장 체질을 놓고 고착화 우려라고 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곧 잠재성장률도 2%대로 떨어질 게 분명하다. 이미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이주열 한은 총재마저 그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현재의 잠재성장률을 ‘3%대 초반’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저성장은 이제 현실이다. 위기의 본질은 내리막 성장의 가속화다. 하지만 나라경제의 현재와 미래, 안과 밖 어디를 봐도 부정적인 시그널 뿐이다.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 형국이다.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김영란법으로 내수 위축의 가능성은 높아져 간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풀어도 950조원의 부동자금으로 떠돌 뿐 설비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 물가도 내리막이어서 디플레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대외경제 의존도가 세계 최고로 높은 나라인데 수출은 18개월째 감소세다. 미미하다해도 세계경제나 한국경제나 플러스 성장인데 나라경제의 엔진 두개 중 하나인 수출이 계속 마이너스라는 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말해준다. 세계 경제의 회복만을 넋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나머지 엔진인 내수의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안이 재정확대다. 하지만 나라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걱정인 마당에 부작용없는 재정확대는 세금을 더 거둬 투자하는 길뿐이다. 그건 민간부문의 투자나 소비가 늘어난 세금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른바 구축효과다. 재정확대의 경기활성화 효과엔 한계가 분명하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 경제는 대증요법식 단기처방으로는 회생의 길이 없다.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조선해양의 구조조정에 국한할 일이 아니다. 단순히 부실기업 정리 차원을 넘어 산업 구조를 다시 짜고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잃어버린 20년을 피해가는 길은 그게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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