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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규제철폐로 한국형 ‘포켓몬 고’ 출현 풍토 만들어야
독특한 게임어플이 전세계를 강타했다. 출시도 되지않은 한국까지 예외가 아니다. 구글에서 분사한 나이언틱랩스와 세계적인 게임업체 닌텐도가 개발해 내놓은 포켓몬 고가 그것이다. 인기 애니메이션이었던 포켓몬에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를 카메라와 GPS를 기반으로해 잡는 단순한 게임이다. 그러나 출시 일주일여만에 1억명이 넘게 다운로드를 받으며 사회현상으로까지 자리잡았다.

히트작 게임의 힘은 대단했다. ‘몰락한 게임명가’ 닌텐도는 주가가 65%이상 치솟았고, 시가총액도 15조원이나 늘어났다고 한다. 고부가가치산업인 게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단순하기 이를데 없는 포켓몬 고의 성공비결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강현실(AR)을 활용한 흔치않은 게임이라는 희소성도 분명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터운 매니아층을 거느린 히트 컨텐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켓몬에 매료됐던 전 세계 2030세대들의 향수를 건드렸다. 여기에 실제 유저가 이동하며 캐릭터를 찾는 재미가 어우러진 것이다. 모바일 생태계의 거인 구글과 닌텐도의 전략적 결합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구글이라는 비옥한 토지에, 닌텐도라는 전문농장주가 포켓몬이라는 우량종자를, AR이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파종해 대풍작을 이룬 셈이다. ‘포켓몬 매니아들’은 이런 특용작물을 고대했던 잠재적 구매예정자 할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아쉬움과 부러움으로 이 신드롬을 바라보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우리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유사한 시도를 수년전 했던 업체도 있었다. 그러나 포켓몬 고와 같은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풍부한 컨텐츠’의 부재와 창의력을 옭아매는 규제라는 덫이다. 우리에겐 아직 포켓몬처럼 수백가지 캐릭터를 보유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컨텐츠가 없다. 히트 애니메이션은 있지만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지 못한다. 게임개발의 기본 토양이 되어야할 규제는 더 큰 장애물이다. 불량만화라고 불태워버리거나, 이현세의 만화를 미성년보호법위반으로 법정에 세웠다. 셧다운제나 결제한도 규제 등은 게임산업을 위축시켰다. 기본적으로 게임이나 만화를 경시하는 관료들의 인식을 바꾸기 전에는 개발자들이 창의력을 발현하기 어렵다. 손발은 묶어놓고 왜 못뛰느냐고 하는 격이다. ‘왜 우리는 닌텐도DS 같은 걸 못 만드느냐’고 호통쳤던 위정자나, 알파고가 등장하자 덜컥 ‘K알파고’를 만들겠다는 부끄러운 시스템아래서 포켓몬 고의 등장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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