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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미국 엔진을 단 일본 세단을 타는 느낌…신형 말리부 1.5터보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흔히 미국 세단과 일본 세단이 주는 감성은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한다. 미국 세단은 길고 높은 차체와 함께 토크의 힘이 부각된 엔진의 힘을 바탕으로 파워풀한 주행성능이 돋보이고, 일본 세단은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지엠이 선보인 신형 말리부는 미국 세단과 일본 세단의 장점이 적절히 배합된 차라고 볼 수 있다. 신형 말리부를 시승한 결과 터보엔진을 바탕으로 했으면서도 일본 세단 못지 않게 정숙성이 뛰어나 어느 한 나라의 전형적 세단이기보다는 각각의 특성이 합쳐졌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시승한 차는 신형 말리부 1.5터보 모델이었다. 1.5터보 엔진은 글로벌 GM 파워트레인에서 개발한 뒤 국내 부평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2.0터보 엔진은 미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1.5터보 모델은 기존 자연흡기 방식의 말리부 2.0리터 엔진을 다운사이징하면서 터보차저를 달아 엔진 성능을 강화시켰다. 이 덕분에 엔진 크기는 작아졌어도 출력과 토크는 이전 2.0리터 엔진 모델에 비해 올라갔다.

1.5터보 모델 최대출력은 164~166hp 최대토크는 25.5kg.m으로 이전 2.0 모델(최대출력 141hp, 최대토크 18.8kg.m)보다 더 높다.

실제 시승했을 때 예상했던 1.5리터 엔진의 힘보다 훨씬 더 가속력이 높았다. 낮은 회전구간에서도 터보차저가 위력을 발하면서 저속에서 중속 이상으로 올라갈 때 순간가속력에 의한 추진력을 경험할 수 있었다. 터보차저의 매력은 고속보다 시속 100㎞ 이하에서 더 자주 느껴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비교적 교통량이 적은 도심구간이나 외곽도로를 달릴 때 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보엔진을 달았기에 가속력은 어느 정도 기대했던 바였지만 매우 조용했던 실내는 예상 밖이었다. 터보차저가 분주히 작동하는 도중에도 엔진음이 커지는 정도가 미미한 수준이어서 시승 내내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여기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나 풍절음도 상당 부분 차단돼 앞서 시승했던 혼다 어코드는 물론 인피니티 Q70과 같은 프리미엄 세단 수준의 정숙성과도 비견됐다.

주행모드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은 아쉬웠다. 에코, 스포츠 모드 없이 컴포트 모드로만 달릴 수 있는 것처럼 주행모드가 단조로워 여러가지 모드를 즐기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조금 심심할 수 있다.

핸들이 조금 더 묵직했더라면 하는 뒷맛도 남았다. 중형 세단임에도 준대형 그랜저보다 차체가 길 정도로 신형 말리부는 체격이 큰 세단인데 그에 비해 핸들은 약간 가볍다는 인상이었다. 특히 저속에서 핸들이 홱홱 돌아간다는 느낌을 몇번이나 받곤 했다.

이밖에 시승차에는 통풍시트 기능도 있었는데 세기를 최대로 키워도 그리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총 주행한 거리는 150㎞ 남짓이었고 최종 연비는 8.4㎞/ℓ로 기록됐다. 도심과 외곽을 골고루 주행했고 급가속 빈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공인연비 13㎞/ℓ보다 확연히 낮았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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