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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음 가득찬 일상…‘사운드 테라피’가 뜬다
-지친 심신 소리로 치유…뇌파자극 내면까지 정화

-ASMR 오감자극 불면증·우울증 등에 큰 효과



소설가 닐 게이먼은 자신의 소설 아메리칸 갓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믿어야 할 것은 세상을 인지하는 시각과 촉각, 그리고 기억 등 우리의 감각뿐이다. 이것들이 거짓말을 한다면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늘 자극 속에서 살아간다. 그 무엇도 괴롭히지 않는 평화로운 순간조차도 우리의 몸은 잠잠해진 외부환경을 오감으로 느낀다. 늘 존재하기 때문에 당연한 듯 생각하지만, 감각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언제나 함께 숨 쉬면서 세상을 ‘인지’하는 ‘도구’가 된다.

잠깐의 여유마저도 사치가 되는 바쁜 일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 주말 단잠을 깨우는 소음. 물론 그 감각들이 고스란히 받아내는 외부의 것들이 반드시 즐겁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단순히 도구라고 생각됐던 오감이 내면을 치유하는 통로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몸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극을 통해 필요 이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내기 위한 접근은 오늘날 전문화된 치료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청각을 통한 ‘치유’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테라피(therapy)’ 중 하나다.

들음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을 다스리는 일은 사실 사소하고 흔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음악이다. 공부할 때, 일할 때, 운동할 때, 드라이브할 때, 그리고 잠들 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음악을 입히는 일은 그리 새삼스럽지 않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거나, 특정 음악이 함께 했을 때 더욱 숙면을 취하는 것 역시 평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이다. 


[사진출처=123RF]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소리가 가진 파동은 동조현상을 통해서 우리의 뇌파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동조현상은 우리의 뇌파를 자극해 뇌파의 상태를 안정되게 만들어준다.

특정한 리듬과 주파를 통해 우리는 베타의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인 알파의 상태로 바꿀 수 있고, 명상단계인 세타, 더 나아가서는 내면의 치유, 숙면까지 이어지는 베타 상태로까지 이을 수 있다. 이 같은 개념은 호흡을 조절함으로써 명상을 하는 것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소리를 통해서 치유하고자 하는 ‘사운드 테라피’는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는데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이 ‘수동적’인 방법이다. 소리를 받아들이는 청자 입장에서 소리를 받아들이면서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들어오는 감각을 방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참가자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자연, 일상에서의 소리 역시 소리를 통한 치유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한다. 주변 환경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우리의 일상과 심신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이를 스스로가 잘 알고 노출을 최소화 것만으로도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가령 시끄러운 소리는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리며 심한 경우에는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청각 장애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 때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소리를 가까이 하고 그것을 매일 반복하게 되면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속삭임에 잠들다, ASMR

수면장애는 현대인이 겪는 고통 중 하나다. 극도의 스트레스, 복잡해진 머릿 속이 쉽게 정리되지 않은채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것이 반복되면 일상생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잘 자는 것이 ‘숙제’가 된 요즘, 유투브 등 콘텐츠 사이트를 통해 ‘숙면 도우미’로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ASMR이다.

내용은 사소하다. 누군가에게 귓속말을 하듯 속삭인다거나 손톱으로 가볍게 탁자를 두드린다거나, 책장을 넘긴다거나, 이야기를 해준다거나 연필로 사각사각 글씨를 쓰는 등 마치 일상의 작은 부분을 떼어놓은 듯한 내용이 전부다.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 콘텐츠들이 일관되게 ‘청각’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뜻 별 것 아닌 것 같은 ‘ASMR’이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이것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때문이다.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자율감각 쾌락반응이다.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를 통해서 단순히 청각뿐만 아니라 우리의 오각을 자극함으로써 심리적인 쾌감과 만족감을 주는 것이 ASMR의 목적이다. 실제로 불편한 소리를 벗어나 익숙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이는 곧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불면증 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것에도 사용이 된다.

모든 ASMR이 숙면이나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마다 안정감을 느꼈던 일상의 경험들이 천차만별이고, 소리를 통해서 느끼는 감각들도 각각 다르다.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ASMR을 찾는 것이 순서다.

또한 ASMR에 과하게 의존하는 것보다는 평소에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해소, 숙면에 방해되는 요소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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