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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엣취! 여름감기? 감기 아닌 ‘레지오넬라증’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숨이 막히는 폭염에 거의 하루종일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기를 끼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원 박 모씨(30)는 요즘 종종 머리가 아프고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 소위 말하는 ‘냉방병’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어 병원에 가니 진단명은 ‘레지오넬라증’. 에어컨 냉각기 속에 있던 ‘레지오넬라균’이 원인이었다.

매년 6~8월이 되면 환자가 집중되는 레지오넬라증은 물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은 물만 있으면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어 주로 냉각탑수, 에어컨, 샤워기, 수도꼭지, 가습기, 분수대, 목욕탕, 찜질방 등의 오염된 물 속에 있다가 작은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져 사람 몸에 들어오게 되며, 사람 간의 전파는 되지 않는다.

레지오넬라균 감염증은 독감형과 폐렴형으로 나뉘는데 독감형은 발열, 오한, 마른기침, 콧물 등 경미한 증상만을 나타내지만, 폐렴형은 24시간 이후에 발열이 생기는 등의 증상에 더해 폐에 염증이 생겨 기침, 호흡 곤란 등이 생기며 심각한 감염증을 나타낸다. 종종 폐렴형의 합병증으로 심근염, 심외막염, 부비동염, 봉소염, 복막염, 신우신염 등도 일어날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윤진희 교수는 “레지오넬라증 초기에는 감기 등 다른 질환과 구별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지 않기 때문에, 마른 기침, 권태감, 두통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감염을 의심하고 꼭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만성폐질환자, 흡연자, 당뇨환자, 신부전증 환자, 면역력 저하 환자 등에서는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어컨 필터, 냉각기 등의 정기적인 소독과 점검이 필수다. 2주일에 한번은 에어컨 필터를 깨끗이 청소하고, 하루에 최소 3~4시간 마다 한번씩은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 실내 공기의 질과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 교수는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마른 기침, 권태감, 발열 등의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면 냉각시스템을 점검해 오염이 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나친 냉방기 사용으로 찬바람을 직접 피부에 맞아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감기 증상을 보일 수 있으니 얇은 긴 소매 옷을 입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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