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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 당신에게 희망 불씨가 될수 있다
그림을 감상하는 건 흔히 호사가의 취미로 여겨진다. 그림 이해가 어렵고 그림을 둘러싼 거북스런 분위기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 그림이 구원이 될 수 있다면 그림 감상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재일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철학자 강상중은 20대 중반, 재일한국인으로 사회진출이 어려워 유예기간을 갖던 중 우연히 독일 국립미술관에서 한 그림과 ‘결정적’ 만남을 갖게 된다.

그건 다름아닌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 오른손으로 옷섶을 여미며 캔버스 밖을 응시하고 있는 ‘자화상’은 뒤러가 28세 되던 해 그린 그림이다. 그림 오른 쪽 상단에는 ‘알브레히트 뒤러, 노리쿰 사람, 불후의색채로 스스로를 그리다. 28세’라고 적혀있다. 강상중은 이 선언 앞에서 그림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여기에 있어, 당신은 어디에 서있는가?’

재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으로 일본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유예기간을 보내고 있던 그에게 이 그림은 불안을 밀어내고 희망의 불씨를 밝혀줬다.

‘구원의 미술관’(사계절)은 저자가 2009년 일본 NHK에서 인기리 방영된 ‘일요미술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났던 작품이 바탕이 됐다.

저자는 벨라스케스의 유명한 그림 ‘시녀들’에서도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감추고 기독교인인체하며 궁정화가에까지 오른 벨라스케스의 정체성을 자신과 겹쳐 읽어낸다.

16세기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피터르 브뤼헐의 대작 ‘죽음의 승리’와 ‘바벨탑’에서 시대의 종언을 떠올리고19세기말 오스트리아 빈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에서 에로스의 미학을 찾아낸 강상중식 그림읽기를 통해 발견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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