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총장은 3일 오후 12시께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을 방문해 재학생ㆍ졸업생과의 면담에 나섰다.
면담에 앞서 최 총장은 ”학내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크게 비화된 것이 당황스러우며 죄송스럽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개교 130주년을 맞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학교의 발전 과정에서 있는 일이라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모든 일들은 학생들과 논의해 나가겠다”며 “학생들도 약속처럼 점거를 풀어 진지한 대화를 함께 해나가길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본관을 점거 중인 재학생과 졸업생은 총장의 입장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직접 면담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농성측은 “자발적으로 모인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되다보니 최종 의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이해해달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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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3일 이화여대 본관을 방문해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재학생 및 졸업생과 면담을 시도했다. 면담에 앞서 최 총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
10여분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대기하던 최 총장은 결국 재학생 및 졸업생들과 면담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되돌렸다.
곧 이어 학생측은 최 총장의 입장 발표 전 농성 참가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라는 전제로 구체적인 요구안을 발표했다.
농성측 대표는 “총장의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 전면 폐지 약속과 더불어 이화여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서 완전히 제외한다는 교육부의 공문이 공개되야 한다”며 “이 밖에도 학교측이 공권력을 투입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시위 참여 학생과 성명서 발표 교수 및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란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내 의사소통 시스템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라”며 “그 전에는 본관 점거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며, 오후 8시로 예정된 졸업생들의 시위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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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농성측과의 면담에 실패한 뒤 본관을 빠져나가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
한편, 본관 방문에 앞서 이화여대 학교측은 오전 9시부터 긴급 교무회의를 열고 미래라이프 대학을 설립하지 않기로 최종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미 선정된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게 됐으며,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추진은 전면 백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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