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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경찰, ‘위안부 수요집회’에 "조용히 안하면 처벌"
75㏈ 기준서 ‘4㏈’ 넘어서 명령서 발부…집회 참가자는 1000명 훨씬 넘어
윤미향 정대협 대표 “비현실적인 법적 기준
엄격하게 적용한 것 아니냐”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경찰이 ‘위안부 수요집회’를 주최하고 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소음 유지 명령서를 발부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서 정한 기준 이하의 소음을 유지할 것을 명령한 것으로, 집회 참가자가 1000명이 훨씬 넘는 상황에서 경찰이 비현실적인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주최하는 정대협 측에 소음 유지 명령서를 발부했다고 3일 밝혔다. ‘수요집회’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 측은 이날 오후 12시15분께 집회 장소에서 소음 측정 결과 79㏈이 나왔다며 명령서를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소음 제한 기준 75㏈ 이하를 위반했기 때문에 소음 유지를 명했다”며 “‘수요집회’ 소음이 앞으로도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될 경우 확성기 등에 대해서도 사용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시법 제14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르면 관할 경찰은 집회ㆍ시위의 주최자가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그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등의 사용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이날 경찰은 ‘수요집회’에 주거지역, 학교 외 지역에서 해가 떠 있는 주간 동안의 소음 기준인 75㏈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는 지난달 28일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ㆍ치유재단’이 사실상 정부 주도로 출범한 뒤 첫 ‘수요집회’였다. 더욱이 학생들의 방학 기간이 겹쳐 평소에 비해 많은 수의 인원이 참석했다. 경찰도 이날 집회 참가자를 1000명 가량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대형 집회에 대해 경찰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음향업체 관계자는 “75㏈은 사람들 사이에 큰 소리로 대화할 때도 충분히 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예전에도 종종 수요집회에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서 발부를 받은 적이 있다”며 “방학이라 참여한 학생들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스피커를 안 쓸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기준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폴리스라인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집회 장소와 도로를 분리하기 위해 설치한 폴리스라인이 집회 참가자 수에 비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이날 집회는 1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보도블럭과 차도에 모여 앉아 있었음에도 경찰이 집회가 진행되는 평화로 차도를 따라 폴리스라인을 치면서 좁은 장소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차후에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하면 폴리스라인 영역을 더 넓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씨가 오는 6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출국한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길 할머니가 5일 저녁 개최되는 ‘정의기억재단’ 후원의 밤과 6일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열리는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 위안부 역사를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역사의 진실 요구 앞에 정부는 12ㆍ28 한일 합의를 즉각 철회하고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korean.gu@heraldcorp.com



<사진1>서울 종로경찰서는 3일 열린 ‘위안부 수요집회’에서 집회를 주최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대해 ‘법적 기준인 75㏈보다 4㏈이 넘은 79㏈의 소음을 발생시켰다“며 소음 유지 명령서를 발부했다. 사진은 소음 유지 명령서.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사진2ㆍ3>3일 ’수요집회‘는 지난달 28일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ㆍ치유재단’이 사실상 정부 주도로 출범한 뒤 첫 집회였던 데다, 학생들의 방학 기간이 겹쳐 평소에 비해 많은 수의 인원이 참석했다. 경찰도 이날 집회 참가자를 1000명 가량으로 추산했다. 사진은 이날 집회 모습.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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