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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역장 논란, ‘50억 벌금도 3년 몸으로 때우면 끝’
[헤럴드경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52) 씨의 일당 400만 원짜리 청소 노역이 황제 노역이라는 비난이 일면서 노역형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른바 ‘환형 유치’는 벌금 미납에 상응하는 형벌을 교정시설에서 노역으로 대신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애초 사회적 약자나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한 벌금 탕감 차원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고액 벌금 미납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 고액의 일당을 빌미로 몸으로 때워 벌금액을 탕감받는 ‘황제 노역’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노역 일당은 통상 10만 원이다. 전 씨의 일당은 400만 원으로 통상 노역자의 일당보다 40배나 많다.

노역 일당은 벌금 미납액에 따라 수백∼수억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2011년 이후 환형 유치된 벌금 미납자 중 하루 일당이 1억 원 이상인 고액 일당노역자는 모두 20여 명으로 추정된다.

또 원주교도소에서 청소 노역 중인 전 씨와 같은 일당 400만 원 이상의 노역자는 올해 들어 전국에 모두 30여 명으로 추산된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는 400여 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벌금 미납 노역자의 하루 유치금액(일당)은 어떻게 책정될까.

강제 규정이 없이 법관 재량으로 결정된다.

불과 4년 전인 2013년까지만 해도 노역 일당은 통상 5만 원이었으나, 2014년부터는 전국 대부분 법원이 노역 일당을 최저 10만 원으로 책정한다.

다만, 노역 일수는 최장 3년을 넘을 수 없다. 이는 형법에서 규정한다.

벌금 미납 액수에 따라 노역 일당이 10만∼수억 원으로 천차만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당은 천차만별이지만 노역자들이 하는 일과 강도는 대체로 똑같다.

고액 벌금 미납자는 최장 3년 만 노역장에서 몸으로 때우면 어마어마한 고액 벌금도 모두 탕감받을 수 있다.

노역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못 박다 보니 환형 유치를 둘러싼 ‘황제 노역’, ‘귀족 노역’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교도소 내에서는 노역 형태에 따라 징역자와 노역자를 구분한다.

징역 수용자는 교도소 내 여러 작업장에 투입돼 하루 7시간씩 노역을 한다.

교도소마다 생산하는 제품이 달라 작업장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어 안양교도소는 복사용지 생산, 여주교도소는 두부와 견과류 생산, 춘천교도소는 벌통이나 가구제작, 원주교도소는 공산품 생산, 대구교도소는 식기 일체생산, 부산교도소 생선묵 생산 등이다.

대부분 교정시설에서는 종이가방(쇼핑백)이나 수용자복, 직원 근무복 등을 생산하기도 한다.

하루 7시간 일하는 노역 수용자도 일부는 이 같은 유형의 생산 노역에 동원되기도 한다.

황제 노역의 원조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다. 무려 5억 원의 일당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다. 역대 최다 금액이다.

통상 일당 10만 원보다 무려 5천 배나 많은 셈이어서 일반 서민의 박탈감은 컸다.

허 전 회장은 249억 원의 벌금을 내지 않아 노역장에 유치됐다.

당시만 해도 환형 유치 기한은 최장 3년 이내라는 상한 규정만 있었고 하한 규정 없었다.

법원의 재량에 따라 일당이 5억 원으로 책정됨에 따라 허 전 회장은 불과 50 일만 노역하면 벌금을 모두 탕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황제 노역이라는 비판이 거세자 2014년 3월 22일 노역을 시작한 지 나흘만인 26일 중단하고 벌금을 집행했다.

이 일을 계기로 같은 해 5월 노역장 환형 유치 기한의 하한선 규정도 형법에 신설됐다.

내용은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은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이면 1천일 이상 노역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른바 ‘황제 노역 금지법’을 통해 고액 일당 노역이 나올 수 없게 한 조치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용 씨의 노역장 유치를 계기로 황제 노역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전 씨의 일당 400만 원을 시급으로 따지면 57만 원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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