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4~5통 스팸 전화…근본적 해결책 나왔으면”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회사 전화가 인터넷 전화로 070 번호에요. 전화로 업무를 보는 경우가 잦은데, 처음 070 전화를 걸었을 때 상대방과 바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스팸 전화로 오해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누군지 꼬박꼬박 문자로 밝히고 휴대전화로 다시 전화를 걸어야지 통화가 되네요.”
영화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김모(28ㆍ여)씨는 개인 통신비 지급은 하지도 않으면서 070 번호를 굳이 고집하는 회사를 성토했다.
전화 업무를 많이 사용하거나 해외거래처와 연락이 잦은 경우 070 인터넷 전화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국내 스팸 업체들 역시 통신비 절감을 위해서 070을 주로 사용한다. 일반인은 하루에도 수 통씩 걸려오는 스팸 전화를 피하기 위해 아예 070을 차단하는 경우가 잦다. 일반 070 번호 사용자는 통화 첫 마디에 매번 자신이 스팸 업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해외로 유학을 가면서 통신비 절감을 위해 인터넷 전화를 사 간 신모(34) 씨 역시 불편함을 호소한다. 국내에 있는 지인이나 연구를 위한 연락을 취할 때 070 번호로는 잘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신 씨는 “처음 제가 한국에 전화 걸었을 때는 어머니마저도 제 전화를 피하셨죠. 처음엔 스팸 전화인 줄 아셨다고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휴대전화 사용자 입장에선 070 번호로 스팸 전화가 너무 많이 오는 현실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한 통신업체가 공개한 ‘민폐번호’ 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된 스팸 번호 10개 중 6개가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다.
1위는 070-7979-29**으로 대출권유하는 전화번호로 69만 5000건의 스팸 전화를 걸었다. 전체적으로 070 번호가 전체 스팸 등록 번호의 37.7%에 달한다.
이에 070 전화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수신자와 발신자 모두 기울인다. ‘070’으로 시작하는 모든 번호는 스팸으로 처리해 수신거부 하도록 설정을 바꿔놓는 식이다. 일부 인터넷 전화 업체들은 070 대신 일반 전화번호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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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도 4~5통씩 쏟아지는 070 스팸 전화에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이 여전하다. 개인이 070 번호를 수신거부 하는 방법 외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
스팸 업자들도 필터링을 피하고자 매번 신상 번호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인다. 실제 지난해 3분기에 접수된 ‘민폐번호’ 1위부터 10위 모두는 새로 나온 신상 번호다.
이에 하루에도 4~5통씩 ‘070’ 전화를 받는 직장인 김모(40) 씨는 “스팸 전화가 문제가 된 게 못해도 10년은 넘어가는 것 같다”며 “각 개인이 알아서 전화를 안 받는 것 말고는 특별히 나온 대책도 없는데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