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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어느 수학자가 본 불교의 ‘환망공상’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종교비판은 어느 사회에서나 애써 금기시된다. 논리와 믿음은 다른 체계로 움직이는 까닭에 이해의 벽을 넘나들기 힘들기 때문이다. 수학자 강병균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가 펴낸 ’어느 수학자가 본 기이한 세상‘(살림)은 그런 모험과 도전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우선 눈길이 간다.

그가 불교를 지목한 것은 오히려 불교가 과학과 닮았다고 보는 데 있다.

“불교는 인간과 우주를 관장하는 초월적인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생물세계와 물질세계를 연기론과 인과론으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보고자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종교지도자들이 미개할 정도로 환망공상(환상, 망상, 공상, 상상)에 빠져 있다는 것. 그는 이들의 과학관, 생명관, 우주관이 위험할 정도라고 지적한다.

그는 진제 종정이나 송담 스님 등 불교계 큰 어른이 강력하게 진화론을 부인하고 있다는 점을 한 예로 든다. 또 이런 무지와 반과학적 태도에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 문화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진화론의 입장에서 불교를 이해하면 더 잘 들어맞는다. 즉 깨달음은 모든 생명과 현상이 무아이고 그 작동원리는 연기법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라는 것은 사회와 자연속에서의 연기체라는 깨닫게 되면 불교에서 회향이라 말하는 생명계와 자연계에 유익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저자가 종교의 유해함만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종교에는 수십만년에 걸친 삶과 죽음의 지혜가 들어있다든 것. 종교 속의 헛소리와 옳은 소리를 구별해 ‘환망공상’만 조심하면 된다. 그의 주장은 과학을 통한 종교개혁이다. 책에는 ‘진화론:식물은 윤회하는가?’‘참나는 허구이다’‘윤회론은 참인가?‘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들어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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