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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외국인 덕분에 주가 오르지만…핫머니 경계
2008년 이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유럽 재정위기로 풀린 달러와 유로화가 향한 곳은 신흥시장과 원자재 시장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약세통화에서 강세통화로의 자금이동 현상이다.

2014년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면서 신흥국와 원자재시장에 몰렸던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돌아가는 ‘U턴’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년여간 신흥증시와 원자재 시장은 가격폭락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 다시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과 원자재로 향하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파운드와 유로에 대한 불안감이 배경이다. 일본 엔과 한국 원이 주요 매입대상이다. 얼마 전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다소 느닷없이(?) 우리 정부의 신용등급을 상향했다. 재정건전성이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낫다는 이유다. S&P 발표 이후 외국인들의 원화자산 매수도 더욱 강해졌다.

우리 증시가 2011년 이후 가장 긴 연속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수가 일등공신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강세는 환차익 기회이니만큼 매수(long) 신호다. 문제는 강세의 원인이다. 통화강세는 경제가 강해지는 과정에서도, 글로벌 통화의 상대적 가치변화에 따라서도 나타난다. 전자의 경우 펀더멘털에 베팅하는 자금이, 후자의 경우 단기차익을 노린 자금이 주로 움직인다.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자금이동이 본격화된 6~7월 외국인 국적별 한국 주식 순매수 현황을 보면 영국(1조4900억원), 미국(1조원)에 이어 룩셈부르크(9040억 달러), 독일(9030억원), 케이만아일랜드(8240억원)의 순이다. 룩셈부르크와 케이만섬은 헤지펀드 근거지가 많은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다. 유럽의 금융허브인 영국도 헤지펀드가 선호하는 근거지다.

단기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차익실현(EXIT)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 투자할 때 외환보유고를 주목하는 이유다. 최근 글로벌 자금이 몰린 우리나라와 브라질 등은 신흥국에서 가장 많은 외환보유고를 자랑한다. 현금인출기(ATM)에 달러가 가득하다는 뜻이다.

선진국 국채 대부분이 마이너스 금리로 접어들었다. 투자매력이 거의 없어졌다는 뜻이다. 미국도 대선 전까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달러강세) 가능성이 높지 않다.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 추세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자금의 원화자산 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반대다. 선진국 상황이 나아져 유로와 파운드가 안정되고,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 달러강세에시동을 건다면 원화는 약세 추세로 바뀔 수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들에게는 일종의 ‘탈출’ 신호다. 과거 외국인들은 원화약세로 전환될 때 매도세로 전환했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고객은 글로벌 투자자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리만브라더스는 망하기 직전까지 우리 정부보다 신용등급이 높았다. 이 때문에 리먼브러더스 신용연계채권(CLN)에 투자한 많은 이들이 낭패를 봤다. 최근의 등급상향을 고무적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투자의 시야를 넓힐 때다. 전세계에서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강한 곳 중에 하나가 서울증시다. 특히 돈이 시장을 움직일 때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고, 예측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쉽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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