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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정상화 마침표… 밥캣 상장으로 하반기 날아 오른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두산밥캣이 코스피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길었던 경영정상화의 마지막 관문만을 남기게 됐다. 두산밥캣 공모자금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입사원 명예퇴직 논란 등도 있었지만 이제는 회사가 반석에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산, 밥캣상장 “의미 크다”= 17일 두산그룹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두산밥캣의 상장예비심사 결과, 상장을 승인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지 불과 30거래일만에 허가가 나온 것이다. 거래소가 도입한 ‘패스트트랙 제도’ 덕분이기도 하지만, 두산밥캣의 실적이 최근 눈에 띄게 호전됐다는 점도 빠른 상장 승인의 배경이 됐다.


올해 2분기 두산밥캣은 1조1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3.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4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4%였다. 두산인프라코어 전체매출의 69%를 두산밥캣 한 회사가 거둬들인 것이다. 두산그룹 측은 두산밥캣이 예정대로 오는 10월에 상장될 경우 차임금 규모가 현재 11조원에서 8조원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그룹 정상화는 2분기 실적 호전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2분기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을 보면 두산중공업은 2624억원, 두산인프라코어 1735억원, 두산건설 103억원, 두산엔진 18억원 등 모두 4480억원이었다. 총 영업이익 규모로 비교하면 지난해 동기대비 88.5%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은 4535억원으로 지난해 577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유동성 위기설’까지 제기됐던 두산의 ‘대변신’은 선제적 구조조정 덕이 크다. 두산은 지난해 6월 건설·광산장비를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프랑스 자회사 몽따베르를 미국계 기업에 1350억원에 팔았다. 방위산업 부문(두산DST)과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 등을 연쇄적으로 팔아치웠다. 구조조정으로 두산이 2년여 사이 확보한 자금은 3조2500억원을 넘는다. 여기에 두산밥캣 상장으로 들어올 현금 유입까지 계산하면 부채비율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밥캣 상장은 지난했던 구조조정 과정의 마지막 종지부라고 봐야 한다. 구조조정은 끝이 났고 이제는 비상할 차례라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박정원 호(號) ‘순항중’= 취임 6개월차를 맞은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그룹 경영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회장은 이달 초 창립 120주년 기념사에서 “상반기에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에는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영업 성과를 높이는 데 보다 주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과제도 있다. 그룹이 사활을 걸고 달려든 면세점 사업은 오는 10월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있다. 최근 하루 매출이 5억원을 넘어서면서 면세점 사업에 청신호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지난 7월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도입을 결정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가 현실화 되고 있다. 중국 정부 광전총국이 한국 비방 방송을 내보내면서 혐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복병이다.

그룹의 차세대 핵심 먹거리인 연료전지 사업도 여전히 영업손실이 나고 있다. 2014년 처음 시작한 연료전지사업은 2년 만에 5800억원 가량의 수주를 올렸지만 이후 수주가 급감한 상태다.

박 회장은 최근 “두산이 걸어온 120년 역사를 돌아보면 이보다 더한 고비도 수없이 많았으나 두산은 버텨온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세계로 무대를 넓혀왔다. 이것이 두산의 저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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