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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실적 따라 희비 엇갈린 CEO 보수
[헤럴드경제=재계팀]‘실적 없인 보상도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경영성과에 따라 임원 보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성과가 탁월했던 기업 임원의 보수가 크게 오른 반면 성과가 미미했던 임원 보수는 쪼그라들었다.

헤럴드경제가 올 상반기 실적을 보고한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주요 기업 임원의 반기 보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보수는 상반기 6개월치 급여와 지난해 실적에 따른 상여금(보너스)이 포함된 것이다.

▶삼성전자 전문경영인 올해도 대박=올해 상반기에만 15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 임원들이 보수총액 상위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비메모리반도체(LSI) 등 그가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사업이 모두 정상급 실적을 거둔 결과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8조원 탈환의 일등 공신인 무선사업부(IM) 수장 신종균 사장, 꾸준한 실적개선으로 신임을 얻고 있는 윤부근 가전사업(CE)사장도 16억원이넘는 보수를 챙겨 부러움을 샀다.

올 상반기 TV와 전통 생활가전에서 깜짝 실적을 연이어 올린 LG전자도 잔치를 베풀었다.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등을 담당하는 조성진 HA사업본부장 사장은 8억6400만원으로 회사에서 보수를 가장 많이 받았다. 회사 전반을 총괄하는 구본준 부회장과 정도현 사장도 모두 6억원 중반 대 급여를 받았다. 다만, 기대 이하 실적을 올린 MC사업본부의 조준호 사장은 5억1500만원을 챙겨, 같은 고위급 사장단과 비교해 1억원 가량 액수가 적었다.

세계 최고 경쟁력의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도 14억6100만원의 보수를 받아 그룹내 전문경영인 중 ‘보수 킹’에올랐다.

▶자동차, 철강, 조선업계 보수는 뒷걸음=실적부진에 몸살을 앓았던 자동차, 철강, 조선업계 임원들은 쓴맛을 다셨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올 상반기 보수는 42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됐다. 정의선 부회장도 현대차로부터 6억6100만원의 급여를 받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만원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철강업계 CEO들은 이보다 좋지 않다. 업계 1위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의무가 5억원 이상 임원인 만큼 5억원을 밑돌았다는 얘기다. 포스코에선 경영난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연봉의 일정액을 반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은 5억45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000만원 가량 오르는데 그쳤고,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은 8억7400만원으로 지난해 수준이었다.

수년째 극심한 불황을 겪는 조선업계는 이 가운데서도 최악이다.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CEO들의 보수가 모두 5억원 이하로 집계됐다.

구조조정 칼바람을 맞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은 올 한해 보수가 5억원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등기이사 3명에게 1인당 3826만원을, 삼성중공업은 등기이사 3명에게 1인당 3억800만원을, 대우조선해양은 등기이사 3명에게 1인당 1억420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임금반납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2015년 11월부터 임금을 반납하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6월 사내 방송을 통해 임금을 전액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실적 오른 KT 황창규 1위, 인수합병 무산된 SKT 보수는 기대 이하=통신 3사 CEO의 보수총액도 회사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통신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M&A) 결과는 CEO들의 보수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황창규 KT 회장은 11억5400만원을 수령해 국내 이동통신사 수장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받은 9억3900만원보다 2억원 이상이나 많은 것이다. KT는 “전년도 매출액 16조9424억 원, 영업이익 8639억 원을 달성한 점과 기가(GiGA) 시장 선점, 5G 서비스 기술 확보 등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한 점 등을 고려해 많은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KT는 올 상반기 매출 11조1926억원, 영업이익 8121억원을 달성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경쟁사인 SK텔레콤을 압도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270억원으로,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황창규 체제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올 상반기 급여 2억8500만원과 상여금 7억5700만원, 장기근속포상금 300만원을 포함해 총 10억4500만원을 수령했다. 1위 통신사 CEO지만 장 사장이 황 회장 보수에 못미친 것은 상반기 실적부진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등의 악재가 겹친 때문으로 보인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상반기 보수가 5억원을 밑돌았다. 지난해 말 취임해 전년도 성과에 대한 상여금을 받지 못한 까닭이다. 지난해까지 LG유플러스를 이끌었던 이상철 전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14억9700만원의 보수를 챙겨, 이동통신 3사 CEO 가운데 보수 랭킹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룹별로는 GS 임원 보수 크게 올라=올 들어 대기업 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가운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의 전체 보수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GS그룹으로 나타났다. 올 1~6월 GS그룹에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은 154억9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3억5000만원)보다 110.71% 증가했다. 상반기 GS그룹에서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은 총 8명(복수 수령자 포함)으로, 1인당 평균 19억4000만원꼴로 수령한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외에 KB금융지주로 매각된 현대증권을 거느렸던 현대그룹의 등기임원들은 45.41% 늘어난 총 59억9000만원을 받아 증가율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한 공로로 윤경은 사장이 급여와 상여로 23억5000억원을 수령해 전년보다 높아보이는 것일 뿐”이라며 “실제 다른 임원들의 보수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64억8000만원에서 83억3000만원으로 보수총액이 28.47% 늘어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KT(22.90%), LG(17.82%), LS(15.09%)그룹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이 10% 이상 늘었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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