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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내라, 구마모토!” 韓 응원단 방문에 日 감동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힘내라, 구마모토-오이타.”, “기다려 큐슈, 우리가 간다.”

한국 관광사절단 200여명이 일본 4월 지진 피해 지역 큐슈 구마모토(熊本) 등지를 방문해 주민을 힘차게 응원하자, 일본측이 감사의 뜻을 표하며 감동 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관광-교통 분야 민관 지도자들은 “우리도 한국에 더 많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국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평화의 마음을 바탕으로, 연간 상호 관광교류 1000만명 시대를 앞당길 것을 약속했다.

▶지난 4월 대지진으로 일부 파손된 구마모토 성(城)

한국여행업협회(회장 양무승, KATA)와 큐슈관광추진기구(이사장 이시하라 스스무)는 지난 26일 오후7시 일본 큐슈 구마모토현 아소그랑비리오 호텔에서 다나카 료세이 일본 국토교통성 부대신(차관) 등 일본측 민관 대표 40여명, 구마모토 주민 20여명, 여행사 대표들이 주축을 이룬 한국측 사절단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큐슈 구마모토-오이타 한국 응원단 환영회’에서 ‘한국은 큐슈로, 큐슈는 한국으로’ 활발하게 관광 문화 교류를 하자고 약속했다.

▶큐슈 지진 이후에도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이 큐슈 구마모토, 오이타 등 주민을 위해 현지에 남긴 응원메시지

이시하라 스스무 이사장은 “지난 4월 지진으로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마모토와 오이타 등 큐슈지역 주민들을 응원해 주기 위해 한국 사절단이 찾아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면서 “온천, 역사유적, 자연풍광, 음식 등 큐슈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건재함으로 확인하시고, 이를 한국민에게 널리 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응원단을 환대하는 일본 큐슈 주민들과 한국인 관광객

그는 또 “우리도 일본 손님을 한국으로 많이 보내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양무승 회장은 “큐슈는 구마모토, 오이타 등 일대에 좋은 관광자원을 많이 갖고 있으며 한국과 가까워 이곳을 여행하는 한국민이 연간 120여만명이고, 이는 큐슈의 한 해 외래관광객 중 국가별로 가장 많은 비중(43%)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지진 여파로 잠시 주춤했지만 하반기에 보물 같은 큐슈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빠른 속도로 한국인 여행객이 늘고, KATA 회원사인 여행사들이 큐슈행 상품 기획 개발 판매 송객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청년의 꿈을 40년만에 실현한 이야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꿈의 현수교‘

한국 민간 단체 사절단의 방문임에도 일본측은 중앙정부, 지자체, 여행단체, 주민 등이 대거 출동해 우리측 구마모토 응원단을 적극 환대했다.

도쿄로부터 1200㎞를 날아온 다나카 료세이 국토교통성 차관은 “한국측이 구마모토-오이타를 응원해주신 것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큰 힘이 된다”면서 “이번 우정의 행사를 계기로 더욱 더 많은 한국 분들이 큐슈를 찾아주시길 진심으로 기대하며, 아울러 한일 양국의 우호 교류도 한층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료세이 차관은 인사말과 자기 소개를 한국말로 해 한국인 구마모토 응원단 200여명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의 서낭당을 연상케하는 일본 신사 건축물

응원단 일행은 지진으로 일부 훼손된 구마모토 성(城)을 방문해 일본측 관계자를 위로한 뒤, “힘내라 큐슈”, “힘내라 구마모토” 등을 합창했다.

응원단에 참가한 한국의 여행사 대표는 “대부분의 관광 명소는 모두 복구돼 아름다움를 다시 볼 수 있어 기쁘다”면서 “아직 복원되지 않은 문화유적지에서는, 수백년을 이어오는 문화재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목격하는 아련함, 이웃이 힘들 때 우정을 전하고 아픔을 나누고 싶은 마음, 동서고금의 모든 문화재가 그렇듯이 언젠가는 중건(重建), 재건(再建)되리라 하는 기대감 등 다양한 감성이 함께 느껴져 다시 못 볼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일 관광교류 1000만 시대의 조기 달성을 다짐하는 건배

응원단은 후쿠오카 다자이후 텐만구(天滿宮), 구마모토의 몬젠마치(門前町), 미즈키(水基), 아소산(山)의 절경, 오이타현 유후인의 ‘꿈의 현수교’, 긴린호(金鱗湖) 호수, 벳부의 유노하나(湯の花) 유황 재배지, 지옥(地獄)온천, 벳부만(灣), 제주에서 명칭을 따온 ‘큐슈 올레길’ 진입 구간 등 관광명소를 둘러보면서 명성에 걸맞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과 어려움을 빨리 극복해낸 주민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아소신사와 구마모토성 등 일부 문화재는 정밀한 검토를 거쳐 10년 안팎의 중장기적 복원을 진행중이다.

▶NHK 등 일본지역 방송과 신문은 한국응원단 방일을 앞다투어 취재했다. NHK는 27일 이미 한국응원단 방일 소식을 보도했으며, 조만간 지진 관련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응원단의 우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역사 유적의 제대로 된 모습은 길고 중건하는 과정은 짧기 때문에, 학생 여행객들이 복원된 모습을 머릿 속에 떠올리면서 중건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새로운 문화재 탐구의 기회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양 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큐슈는 물리적 거리도 가깝고, 수천년 빈번하게 교류해 정서적 문화적으로도 가깝게 느껴지는 곳”이라면서 “이는 양측 관광교류가 급속히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한 응원단 참가자는 “우리와 가깝고 교류가 많아서 그런지 음식이 우리 농어촌 시골맛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큐슈 지역에는 백제관, 서정창원, 미츠키(水城)유적, 오노조(大野城) 등 한민족의 발자취를 담은 유적도 많다. 대야성은 신라-백제 접경지 성(城) 이름과 동일하다.

한국관광공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일본정부 관광국(JNTO)과 아시아나 항공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한일 우정의 행사에서, 마츠야마 료이치 JNTO 국장은 “어려울 때 서로 돕는다는 양무승 회장의 말씀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서로 도우며 우정을 쌓아 가자”고 제안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민민홍 국제본부장과 일본팀장,후쿠오카 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구마모토 어린이, 아저씨, 아주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등 남녀노소 주민 10여명은 오랜 연습 끝에 한국에서 온 응원단을 위해 전통 민속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예인(技藝人이 아닌, 일반 주민인데도 많은 연습 끝에, 어르신-장년-어린이 3대가 선 채로 3층을 쌓는 연기를 보이자, 한일 양국 대표단 250여명은 우레와 같은 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지진 참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이후 지금까지 큐슈 지역을 방문한 한국인들은 하나투어 ‘응원 보드판’을 통해 “구마모토 힘내라”, “큐슈, 평화의 땅이 되길…”, “내가 간다. 기다려, 큐슈!” 등 응원의 메시지를 빼곡히 남겨, 현지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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