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장을 뽑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호(號)’가 출범부터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사드 배치 반대를 두곤 여권의 ‘안보’ 공세를, 계파를 두곤 야권의 ‘친문(親文)당’ 공세를 이겨내야 한다. 여야를 넘나드는 시험대다.

추 대표 당선 이후 더민주는 ‘친문당’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사실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당심(黨心)’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미 분당 사태를 겪으며 비주류가 대거 탈당한 더민주로선 인적 구성 자체가 주류일 수밖에 없다. 손학규계로 불리는 양승조 전 비대위원이나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양향자 신임 최고위원 모두 28일 각각 YTN, TBS 라디오에 출연해 “문 전 대표와 친한 관계로 구성됐더라도 당원 여론으로 뽑혔으니 존중받아야 한다(양 전 비대위원)”, “다른 목소리를 냈던 다수가 탈당했고 전당대회 결과는 현재 구성원의 판단이니 존중해야 한다(양 신임 최고위원)”고 밝혔다. 계파주의가 아닌 현 더민주 당심의 결과란 선 긋기다.

역으로, 이는 추미애호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시종일관 중립을 지킨 문 전 대표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번 전당대회는 더민주 내 ‘문재인 영향력’을 재확인시킨 결과가 됐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더민주 내 다른 잠룡은 한층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국민의당은 추 대표 당선 직후 공식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과 싸잡아 “모두 과거에 묶여 계파정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더민주를 압박했다. 야권의 다른 잠룡을 의식한 ‘러브콜’이기도 하다. 설사 당심이 문 전 대표를 원하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선 더 큰 판을 만들어야만 하는, 추 대표의 복잡한 숙제다.

여권으로부턴 사드 공세에 직면했다. 추 대표는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혀왔다. 야권 내에서 ‘계파’로 추미애 지도부를 겨냥했다면, 여권에선 ‘안보’를 카드로 꺼내들었다. 여권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며 국회를 ‘안보 대치’로 만들 기세다. 추 대표 선출 직후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추 대표가 사드 배치 말고 북핵 미사일에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며 “(반대 당론 채택은) 절대 안 될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이날 국방위는 국방부 현안보고 일정을 확정했다. 연이은 사드 찬반논리로 더민주를 압박하는 새누리당 전략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