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환율조작ㆍ철강 과잉생산ㆍ보호무역 G20 트이로카…옥죄는 美’ vs ‘피해자 코스프레 中’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오는 4일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세계무역질서를 둘러싼 G2(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환율조작, 철강 과잉생산, 중국의 보호무역 등 3대 중점의제를 통해 중국을 강하게 옥죄는 채비를 하고 있고, 이에 맞서 중국은 무질서해진 세계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리더이자 희생자를 자처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래픽=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미국은 G20에서 모든 주요 국가가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서 벗어난다는 컨센서스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리(미국)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이런 의무를 계속 지키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루 장관은 과잉생산 문제도 언급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G20에서) 과잉생산, 특히 철강업종의 과잉생산에 대한 대응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중국의 무역행태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외환시장과 무역 부문에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 6월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최고 5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지난 4월 발표한 ‘주요 교역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독일을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자국이 보호무역의 선두주자가 아닌 ‘피해자’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보호무역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는 “G20 정상회의가 생긴 이래로 국제무역과 투자에 힘써왔고 보호주의 반대를 견지해왔는데, 이는 역대 회의에서 강조해왔던 것”이라며 최근 거세진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철강 과세에 대해 중국은 지난달 18일 미국산 일부 합금강 제품에 최고 48% 이상의 관세를 매김으로써 반발했다. 당시 중국은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것은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 움직임에 호주와 영국 등이 발을 뺐을 때도 중국은 자국을 ‘보호무역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선단양(沈丹陽)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영국과 호주가 잇달아 중국 국유기업이 추진해온 인수ㆍ합병(M&A) 계약을 철회하자 영국과 호주에 “보호주의가 명확히 존재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중국 자본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62% 상승한 1027억 5000만 달러(약 114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순 규모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각국의 안보나 전략적 이익과 관련되는 분야까지 접근해 여러 국가들의 원성을 샀다.

미국은 지난 23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의 스위스 농화학기업 신젠타 인수를 승인했지만 식량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은 금융규제, 세금 투명성, 녹색 금융을 의제로 설정하고 회의를 주도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데이비드 달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G20 국가 중 가장 닫혀있는 국가야말로 중국”이라며 중국이 외교적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디움 그룹의 틸로 하네만도 “중국의 투자, 특히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에 대한 세계의 정치적 반발이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한편, 미 오바마 정권은 이번 G20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역할을 강조하며 국제교역 질서의 리더 역할을 자처할 예정이지만 차기 대선후보자들인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이 TPP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G20 참가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