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발표된 국제결제은행(BI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런던의 외환 거래 업무 점유율이 37.1％로 분석돼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에는 점유율이 약 41％에 이르렀다. 여전히 왕좌를 지키고는 있다고 하지만, 외환거래 중심지로서의 런던의 입지가 그만큼 줄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을 떠난 외환 거래는 도쿄,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허브로 흘러 들어갔다. 이들의 외환거래 합계 점유율은 15％에서 21％로 뛰어 올랐다. 뉴욕은 점유율 19％로 조사돼 2위의 자리를 지켜냈다.
위안화의 부상이 거래 점유율이 변한 주된 이유로 꼽힌다. BI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안화는 거래 비중이 두 배로 늘어나면서 멕시코 페소화를 밀어 내고 신흥국 통화 중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통화가 됐다.
반면 런던에서 주로 거래되는 유로화, 엔화, 호주달러, 스위스 프랑 등의 거래는 모두 줄었다. 특히 유로화의 경우 2010년 금융 위기가 거래 축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인 외환 거래 규모 자체가 줄어든 것도 금융 중심지 런던을 흔드는 데 일조했다. 전 세계 일평균 손바뀜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어 2016년 4월 일평균 5조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3년 전 동기에는 그 규모가 5조4000억 달러였다.
이러한 거래 규모 축소가 투자 자산으로서 통화가 매력을 잃은 탓인지, 다른 시장이 주춤하면서 이에 따라 나타난 영향인지는 불명확하다고 FT는 설명했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외환 시장의 전체 외형 역시 확장 국면이 종료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업계에 대한 각국 감독 당국의 규제 강화 역시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런던은 통화 거래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한층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 거래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금융 기업들이 런던에 본사를 설립하는 것은 물론, 그대로 머무는 것조차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퍼스 CLS 은행 최고경영자(CEO)는 “두 달 전 브렉시트 투표로 런던의 점유율은 더 떨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런던에 대한 압박은 극심해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EU를 떠나는 영국 대신 다른 EU 도시가 유로화 거래 청산 기능을 수행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EU 단일 시장을 떠난다면 EU 비회원국 도시인 런던이 유로 청산의 중심으로 남을 이유가 없다”면서 “EU의 다른 금융 중심지들이 이런 기능을 수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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