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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가족들 “경찰이 항상 우리를 감시한다”
3차 청문회 참고인 출석…“경찰, 언론플레이 등에만 집중”

“사고 발생 당시 상황…유족에게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들이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3차 청문회에 참석해 경찰과 정부기관의 감시 활동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2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1년동안 두 달에 한 번씩 경찰이 내 통화내역을 조회해 가는 걸로 안다”며 “경찰은 가족을 보호하는 차원이라고 하지만 이는 감시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은 청문회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다. 

[사진= 세월호 특조위는 2일 열린 제3차 청문회를 통해 경찰 측의 상부 보고에만 몰두하는 행태를 공개했다. 신현호 특조위원은 “사고 당일인 4월 16일에 수색이 하나도 안 된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면 안 된다 생각하고 (구조 인력을)뻥튀기해서 쓰고 수색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쓴 것 아닌가”라며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특조위 측이 공개한 해경 내부의 상황 보고서와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청문회 현장. 제공=세월호 특조위]

전 위원장을 포함한 유족 참고인들은 “경찰은 처음부터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않았다”며 “보고, 언론플레이, 감시에만 신경썼다”고 증언했다. 우선 유가족들은 사고 당시 구조세력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소식을 듣고 사고 당일 오후 팽목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붙잡고 얘기할 사람이 없었다”며 “어떤 안내도, 구조 상황도 누구로부터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참고인으로 출석한 ‘성호 아빠’ 최경덕 씨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7일 오후 해경 측의 배를 타고 사고 해역 가까이 갔었는데 배 주변에 고무 보트 한 두 대만 있었고 잠수 인원은 없었다”며 “대신 민간 잠수사들이 내가 타고 있던 배로 옮겨 탔는데, 민간 잠수사가 한 번도 잠수를 못 했다며, 해경이 바다로 못 들어가게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조위의 신현호 특조위원은 “해경은 수색, 구조, 구난 상황에 대해 정확한 사실 전달을 하지 않고 언론플레이만 했다”며 사건 당시 해경 측의 유선 통화 녹취록, 해경 관계자의 진술을 공개했다. 신 위원은 “16일 사건 발생 당시 잠수나 선내 수색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잠수사 500명 투입’이란 얘기는 어떻게 퍼지게 된 걸까”라며 질문을 던지며 설명을 이어 갔다.

신 위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사고 당일 오후 2시58분께 해경 본청과 서해지방청 사이에서 이루어진 통화 내역에서 본청 상황실장은 “다이버들 선체 수색을 몇 번 했냐”고 묻지만 서해청 상황실 담당관은 “들어갈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본청 상황실장은 “큰 일 났네. 큰 일 났어”라고 말했다. 

[사진= 세월호 특조위는 2일 열린 제3차 청문회를 통해 경찰 측의 상부 보고에만 몰두하는 행태를 공개했다. 신현호 특조위원은 “사고 당일인 4월 16일에 수색이 하나도 안 된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면 안 된다 생각하고 (구조 인력을)뻥튀기해서 쓰고 수색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쓴 것 아닌가”라며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특조위 측이 공개한 해경 내부의 상황 보고서와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청문회 현장. 제공=세월호 특조위]

이에 대해 신 위원은 “사건 당일인 4월 16일, 수색이 하나도 안 된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면 안 된다 생각하고 (구조 인력을)뻥튀기해서 쓰고 수색 실시한다는 내용을 쓴 것 아닌가”라며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유족 참고인들은 사고 이후 유가족들을 전방위적으로 감시하는 경찰과 정부기관들의 사례를 증언했다. 최 씨는 “청운동에서 농성할 때 ‘가족 대표로서 청와대 민원실에 민원을 넣으러 가겠다’며 청와대 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경찰이 민원 넣으러 오지 말라고 막아섰다”고 말했다.

이어 “‘ 길을 터 달라’고 하자 경찰 측에서 ‘2학년 4반 최성호 아빠, 최경덕 씨!’라고 불렀다”며 “그 다음에 만났을 땐 ‘와동 사시는 최경덕 씨’라고 부르더라.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데 그 사람은 나를 정확히 지목했다”고 털어놨다.

권미화 참고인은 “안산 분향소에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고 있는데 얼마 전에 주차장에서 누군가 무전기를 켜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차량의 번호를 읽어주면서 조회를 하더라”며 “어디서나 가족들이 감시를 당하는 상황이다. 솔직히 아주 불편하고, 기분 너무 나쁘다”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이날 오후 ▷세월호 인양 후 선체 보존 대책 등 후속 조치 ▷ 시신 미수습자 유실방지 조치 ▷해경 주파수공용통신(TRS) 음성 분석 결과 드러난 사실 등에 대한 청문회를 이어갔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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