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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도 다양하고…‘茶道’ 다양하네
英, 차 마실때 시선 찻잔속으로
中, 검지·중지로 테이블 두드리면 감사 표시
日, 무릎꿇고 차 받고 세 모금에 걸쳐 마셔야

각국 국민들의 외양 만큼이나 ‘차(茶)’의 얼굴도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함께 넣어 마시는 것과 끓이는 방법에 따라 평범해 보이는 찻잎은 수없이 많은 맛과 향으로 찻잔에 담긴다. 나라와 지역의 개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다양한 차들과 현지인들과 어울려 차를 마시기 위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에티켓을 전한다. 



▶차의 나라들, 그들의 차=세계 곳곳에는 이국적 풍광만큼이나 색다른 차들이 삶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모로코의 마그레브에서는 녹차에 민트를 넣어 만든 상큼한 향의 차를 마신다. 설탕을 듬뿍 넣어 만드는 덕에 달콤한 맛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초대한 사람이 마그레브를 권할 때 사양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

버터와 차는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같지만 티베트 사람들은 생각이 다르다. 이들은 차에 야크라는 동물의 젖으로 만든 버터와 소금을 넣어 마신다. 지방 함량과 열량이 높아 추운 고지대 생활에 알맞다.

‘영혼의 나라’ 인도에서는 짜이라는 차를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홍차에 우유, 설탕, 향신료 등을 넣어서 마시는 차다. 고급 호텔부터 거리의 노점상에서도 맛볼 수 있어 인도의 ‘국민차’로 불린다.

파키스탄에서는 홍차와 녹차를 모두 즐기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잡아 끄는 것은 눈 차이라는 이름의 차다. 우유, 피스타치오, 아몬드, 향신료 등을 넣어 만든 차로 살짝 감도는 분홍 빛이 매력적이다.

대표적인 차 소비 국가들의 차는 좀 더 익숙하다. 차의 종주국이라고 하면 역시 중국을 꼽을 수 있다. 차 재배 면적이 전 세계에서 가장 넓으며 각종 명차의 산지다. 녹차의 대명사 서호용정, 과일향과 꽃향이 어우러진 벽라춘, 훈연향과 난향을 품은 철관음, 발효 과정의 깊은 향을 간직한 보이차 등 유명 중국 차들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차를 즐기는 또 다른 국가로 영국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향을 입힌 홍차가 발달한 프랑스에 비해 영국인들은 전통적인 홍차를 즐겨 마신다.

특히 우유를 넣어 차를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우유를 먼저 넣는 것이 옳은지, 차를 먼저 넣는 것이 옳은지의 문제는 꾸준한 논쟁 거리다.

옆 나라 일본에서 즐기는 차로는 말차가 특히 유명하다. 찻잎을 말린 뒤 곱게 갈아 물에 타서 마시는 차를 뜻한다. 잘 저어낸 말차에서는 고운 거품이 인다. 말차의 인기는 이를 활용한 각종 식품들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말차 분말은 초콜릿, 케이크, 파르페 등 각종 디저트의 재료로 이용된다.

러시아에서는 사모바르라는 주전자를 이용해 차를 끓여 마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려낸 차를 기호에 따라 희석시켜 설탕이나 잼 등을 곁들여 마신다.

▶각국 티타임 ‘두스 앤 돈츠’=차를 즐기는 나라에서는 차를 마실 때의 에티켓도 함께 발달했다. 데일리밀은 페어마운트 호텔의 자료를 인용해 영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서 차를 마실 때 지켜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차와 함께 스콘을 먹을 때 크림을 절대 찍어 먹지 말고 나이프로 발라 먹어야 하며, 차를 마실 때는 찻잔 너머를 바라보지 않고 찻잔 안에 시선을 둬야 한다. 또 티 스푼을 차 안에 두지 말고 컵이 놓인 접시 위, 컵 뒤에 놓아 둬야 한다.

중국에서는 검지와 중지를 굽혀 절하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고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면 차를 따라주는 사람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것이라고 한다. 뜨거운 물이 떨어졌을 때 주전자의 뚜껑을 뒤집어 놓으면 웨이터에게 다시 물을 채워 달라는 의미다. 다른 사람과 함께 차를 마실 때는 자신 말고 상대방 먼저, 그 중에서도 연장자에게 먼저 차를 따라 줘야 한다.

다도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손을 깨끗이 씻고 입을 헹구고 티룸에 들어가야 한다. 차를 받을 때는 두 손으로 받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야 하며 세 모금에 걸쳐 차를 마셔야 한다. 무릎을 꿇고 앉아 차를 받아야 하며 차를 마시는 공간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대화를 나누면 곤란하다.

러시아에서는 차를 권하면 이를 받아들여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모로코에서와 같이 사양하면 무례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른 사람의 접시에 시선을 둬서는 안되며 손이나 팔꿈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 둬서도 안된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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