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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갤노트7’ 전량리콜 끌어낸 삼성의 소통문화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전량 리콜을 단행한 배경이 눈 여겨 볼만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삼성의 기업문화는 최고 경영자를 중심으로 내려진 결정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조직의 삼성,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입에 붙을 정도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제품의 결함이 배터리 불량으로 확인되자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해 줘야 한다”는 내부 직원들의 주장이 사내 게시판에 봇물을 이루었다고 한다. 성과급을 받지 못해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내용도 줄을 이었다. 결국 경영진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약속했고, 전량 리콜이란 파격적인 결정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내부직원간 토론과 소통, 애사심과 자기희생이 만들어낸 ‘소통문화’가 이전에 없던 전량 리콜을 이끌어 낸 셈이다.

이번 리콜 사태로 삼성전자는 상당히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갤럭시 노트7은 이미 250만대가 세계 각국에 깔렸다. 이를 모두 거둬들이는데는 1조~2조원 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전적 손실도 적지 않지만 그동안 글로벌 스마트 폰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의 기술력과 신뢰에도 일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때 마침 경쟁사인 애플이 차기 아이폰 시리즈를 내놓기 직전에 이런 일이 터져 삼성전자로선 아픔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승승장구하던 성장세가 일시 주춤거릴 수 있겠지만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더 큰 성장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갤럭시 노트7의 불량률은 0.0024%에 불과하다. 100만대에 24대 꼴이다. 사실 이런 정도면 문제가 된 배터리를 모두 교환해주는 수준에서 매듭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 내부적으로 그런 검토도 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배터리 불량은 삼성전자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런데도 신속하고 과감하게 전량 리콜을 결정한 것은 소비자의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가치를 지키자는데 상하간 의견이 일치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를 거듭 일깨우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요구한 게 직원들이었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최고경영진간 소통 문화는 삼성전자로선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애플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 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는 다각도로 위협 받고 있다. 이런 격랑속에서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품질경영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게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교훈이다. 달라진 삼성의 소통문화가 이를 선도하는 바탕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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