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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의 혼수목록 보니…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노리개, 댕기, 공책, 먹, 붓, 사발, 대접, 인두, 골무, 바늘, 경대, 자물쇠, 망원경…

순원왕후가 1837년 막내딸 덕온공주를 위해 준비한 혼수 목록이다.

덕온공주(1822~1844)는 조선 23대 왕 순조(1800~1834)와 왕비 순원왕후의 막매딸이자 조선 마지막 공주이다.

그의 오빠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이 주연을 맡은 주인공 이영의 실재 모델인 효명세자다.

덕온공주는 1837년 열여섯살 되던 해 생원 윤치승의 아들 윤의선과 혼례를 치른다. 덕온공주가 혼례를 치르던 당시 공주에게 남은 가족은 어머니 순원왕후 뿐이었다.


순원왕후가 덕온공주에게 주기위해 쓴 길이가 5미터를 넘는 한글 혼수 발기(국립한글박물관 소장)에는 장신구부터 바느질 도구까지 살림에 쓰이는 온갖 물건이 갖추어져 있다. 사위 윤의선에게 준 혼수 발기는 딸을 시집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을 잘 보여 준다. 금관, 남자웃옥 바지, 대님, 버섯 등 남자 의복과 관련된 물건들이 올라있다.

9월 13일은 180년 전 음력 8월 13일 덕온공주가 혼례를 치르고 저동(苧洞, 현재 서울 중구)의 살림집으로 간 날이다. 시집을 간 공주는 궁에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으며, 공식적인 왕실 행사와 같은 특별한 경우에만 출입이 허락되었다.

덕온공주와 순원왕후는 서로의 안부를 한글 편지로 전했다. 순원왕후의 편지는 주로 사위인 윤의선 앞으로 보내졌다. 공주는 결혼 후 병치례가 잦았고, 병의 치료를 위해 궁으로 들어가 지내기도 해 순원왕후의 마음을 안타깝게했다.

순원왕후가 사위인 윤의선에게 보낸 한 편지에는 두드러기 기운에 눈병까지 있는 덕온공주를 위하여 의원에게 물어 약을 지어 보내는 내용이 들어있다.


덕온공주는 어머니 순원왕후의 영향으로 책을 읽거나 글씨 쓰는 것을 즐겼다. 혼례 후 저동궁으로 들어가면서 가져간 국문·한문 책의 수가 4000 권을 넘을 정도였다. 이 책들 가운데는 ‘일촬금一撮禁’, ‘춘련春聯’과 같이 공주가 직접 베껴 쓴 것으로 전해지는 것이나 ‘제갈무후마상점諸葛武侯馬上占’과 같이 당시의 문화와 풍속을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 포함돼 있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180년전 덕온공주의 혼례과정과 혼인생활을 담은 2016년 기획특별전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덕온공주 한글 자료’를 2016년 9월 13일부터 2016년 12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장은 1부 ‘1837년 덕온공주의 혼례’, 2부 ‘덕온공주의 혼인 생활’로 구성, 덕온공주의 혼례 과정과 혼수 발기, 덕온공주의 혼인 생활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책과 한글 편지 등 29건 41점의 미공개 자료를 소개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1837년 덕온공주 혼례 당시 쓰였던 노리개, 비녀 상자, 화각 모필 등 실제 물건도 일부 전시된다.(사진 위는 순원왕후가 순원왕후가 덕온공주에게 준 혼수 발기 , 아래는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에게 보낸 한글 편지)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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