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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생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간여행…이 가을 어딘들 가지 못하랴
-한국관광공사 추천 ‘타임머신역’ 6選

제주 홍적세역 180만년전 땅의 흔적 켜켜이
구리 이성계역 조선왕들의 영원한 안식처가…
화순 고인돌역 산기슭 자리한 석기인 돌무덤
수원 정조화성역 근세 실용과학기술 한눈에
익산 서동선화역 무왕·선화공주 사랑얘기 ‘솔솔’
경주 만파식적역 신문왕 행차따라 나라사랑 ‘쑥’



가을 전어 구워 집 나간 며느리의 발길을 돌리지만, 가을 아욱국 만큼은 사위에게만 준단다. 가을 상추는 문 걸어 잠근 채 먹고, 가을이 오면 소 발자국에 고인 물도 먹는다고 했겠다.

풍족하고 여유로우며 땅과 들과 하늘이 아름다운 가을날, 고귀한 정경부인 마님 조차 꽃신 벗어 들고 외출한다는 속담도 있다.

열심히 일 하는 계절이자 대차게 놀기 좋은 철, 이 가을, 무엇인들 못하랴. 이젠 ‘아재’가 된 록그룹 러버보이가 노래하듯 주말을 위해 노동(Working for the Weekend)하고 나면, 가을여행은 최고의 모험을 선택해도 한 점 거리낌이 없겠다.

‘타임머신’을 타자. 구석기에서 조선시대까지 모험심 가득찬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타임머신의 정차역을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정했다.



▶신생대 홍적세역(驛) =제주도의 형성 연대는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몇 해전 퇴적층 깃털 화석을 분석한 결과, 신생대 후기 플라이스토세 기(期) 무렵으로 추정된다. 홍적세라고도 불리는 때이다. 최대 18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최근 첨단과학을 총동원에 한라산 생성연대 파악에 나선 상황에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 산방산 등을 온 몸으로 느끼는 감회는 색다르다. 성산일출로에선 용암동굴군을 만든 모체 거문오름, 식산봉, 족지물, 투물러스 지형, 아픈 역사가 새겨진 터진목, 동굴 진지, 아쿠라리움, 해비치 등을 만나게 된다.

▶1392년 이성계역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사적 193호)은 태조의 건원릉 등 왕실의 무덤 9기가 모여있어 수백년 왕조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조선 왕릉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곳은 숲이 울창하고, 자연 생태도 잘 보존됐다. 아차산 등산로에서는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촬영한 고구려대장간마을과 고구려유적전시관, 고구려 군사시설 보루군(사적 455호)을 거친다. 평지엔 구리타워, 곤충생태관,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이 있다.

▶B.C. 1800년 고인돌역 =화순, 강화, 고창 등 우리나라 3대 고인돌 유적지는 신석기말~청동기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화순 고인돌 유적지는 1995년 늦게 발견됐기에 보전 상태가 더 좋을지 모른다. 산기슭에는 응회암 채석장이 있다. 감태바위 채석장은 여러 가지 고인돌과 채석한 덮개돌, 바위에 나무쐐기를 박은 자국 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운주사, 적벽투어 등과 연계해 다녀도 되겠다.

▶A.D. 1800년 정조화성역 =조선 22대왕 정조는 1800년 사망한다. ‘효심이 낳은 성곽의 꽃’, ‘근세 실용 과학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성곽길의 운치는 물론이고, 정조가 화성 행차 중에 머문 화성행궁에서 장용영 무사들이 날마다(월 제외) 무예 공연을 선보이며, 일요일에는 장용영 수위 의식이 진행된다. 화성박물관, 아이파크미술관, 이국적인 분위기의 월화원, 못골시장, 남문시장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기다린다.

▶서기 600년 서동선화역 =신라 출신 선화공주와의 사랑 스토리가 전해오던 ‘서동이’ 무왕은 서기 600년 백제 임금에 오른다. 그는 신라와의 합병을 도모하기 위해 익산 천도를 추진한다. 바다와 육지가 함께 있고, 지세가 얕은 남쪽 육로와 해상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왕궁면의 궁터와 금마면 익산 미륵사지를 보면 익산 천도 실행설이 계획설 보다 더 힘을 받는다.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은 목탑 외양에 석재를 사용했다. 국내 최대 석탑이다. 왕궁 터에서는 정원 유적, 금 공방터, 수도를 상징하는 기와 등이 발굴됐다. 보석의 고장 익산의 보석박물관은 필수코스이다.

▶7세기 만파식적역 =만파식적으로 이름난 통일신라 신문왕이 아버지가 잠든 대왕암(문무대왕릉)을 찾아가는 코스, ‘신문왕 호국행차길’도 아름답다. 궁궐을 출발한 신문왕의 행차는 토함산과 함월산 사이 수렛재를 넘어 천년 고찰 기림사에 이른다. 수렛재는 유순한 길로, 울창한 활엽수림이 장관이다. 중간에 만나는 용연폭포는 용의 전설을 품고 우렁차게 흘러 내린다. 감은사지, 이견대, 대왕암을 둘러보지 않으면 후회가 남는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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