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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회용 주사기에 코드 입힌다고 C형간염 막을 수 있나
-식약처, 내년부터 일회용 주사기에 고유식별코드(UDI) 도입

-일회용 의료기기 품질관리보다 사용하는 의료기관 관리가 중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C형간염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일회용 의료기기 관리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방안이 C형간염을 근본적으로 막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6일 발표한 ‘C형간염 예방 및 관리대책’에는 일회용 의료기기의 수입ㆍ제조ㆍ유통ㆍ사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의료기기유통정보관리시스템’ 구축 방안이 담겼다. 일회용 주사기를 포함한 일회용 의료기기의 재사용을 막기 위해 의료기기의 유통과정을 추적ㆍ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일회용 주사기에 고유식별코드(UDI)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DI(Unique Device Identification)는 의료기기 제조사가 부여하는 고유식별코드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의료기기 식별표시와 코딩 표준을 통해 생성된 일련의 숫자 또는 알파벳 문자를 말한다.

식약처는 지난 2012년부터 UDI 도입을 준비해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좋은 품질의 의료기기가 시중에 유통되도록 관리하는 방안 중 유럽, 미국에서 실시 중인 UDI를 내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라며 “다만 그 의료기기의 적절한 사용은 의료인의 몫이고 그에 대한 감시와 관리는 다른 정부부처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인들은 C형간염의 원인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지목한 것은 사안을 정확히 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대한개원의사회 관계자는 “C형간염의 감염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보다 불법 문신, 네일아트와 같은 비 의료행위가 더 주요한 원인일 수 있다”며 “하루에도 사용되는 일회용 의료기기가 수십 만 개는 될 텐데 여기에 일일이 코드를 도입한다면 그 비용과 관리는 누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시스템 도입이 필요는 하지만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나타낸 것이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이 동네의원인데 이런 곳은 인원이 적다 보니 간호사가 일을 빨리 하려고 약을 미리 담가 놓기도 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쪽도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미 UDI가 의무화 된 유럽,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들은 UDI 도입을 실시 중”이라며 “의료기기 자체의 문제보다 의료기기 관리를 잘 하지 못하고 있는 사용자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C형간염 감염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대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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