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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의 주제속에 세 프로그램을 담다
한·중·일 3국 1960년~1980년대 작품 주목

손정희作 ‘Enclosure’ 내면 속 꿈 형상화

‘2016 부산비엔날레’ 11월말까지

한중일 3국의 현대미술은 서구미술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 각국의 현실을 반영한 형태로 제각각 발전해왔다. 전후 일본은 기존 예술 개념을 타파하고 오로지 새로움을 추구하는 각양각색의 전위예술이 넘쳐났으며 이런 급진주의는 70년대 고도성장기에 니힐리즘으로, 다시 서브컬쳐를 시뮬레이션하는 포스트 전위까지 미술 지평을 넓혀왔다. 중국은 문화대혁명부터 북경의 봄, 천안문 사태까지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저항과 비판의 중국 특유의 미술세계를 구축했다. 90년대 글로벌 흐름으로 편입되기 전, 1960~80년대 미와 존재, 현실의 뜨거운 고민과 모색을 담은 한중일 삼국의 전위예술을 만날 수 있는 2016 부산비엔날레가 지난 3일 막을 올렸다.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란 주제로 오는 11월30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비엔날레는 기존의 본전시ㆍ특별전시 구분을 없애고 3개의 프로젝트로 전시를 구성했다. 하나의 주제로 세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는 형식이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로젝트1’은 아시아 3국의 1960~80년대 실험 미술에 주목했다. 중국관의 경우 황용핑, 구윈다, 겅지엔이, 쉬빙, 황루이, 장페이리, 장샤오강 등 문화대혁명 이후 1995년까지의 작품이 초대됐다. 일본은 ‘그라운드 제로’라는 히로시마 원폭 이후부터 1980년대 말까지 전위예술의 중심에 선 시노하라 우시오, 아이다 마코토, 호리 코사이, 스즈키 요시노리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관은 단색화와 민중미술의 거대담론 사이에서 새로운 언어를 찾기위해 노력한 작가들이 조명을 받았다, 2000원에 사과를 판매하는 이강소 작가의 ‘비커밍’(1974)을 비롯, 김구림 김영진 이강소 최병소 등 23팀이 포함됐다.

고려제강 수영공장 3000평 규모에서 펼쳐지는 ‘프로젝트2’는 90년대 비엔날레 시스템 도입 후의 현대미술 전반을 다룬다. 과거 철강 생산시설이 시외곽으로 나가고 오랫동안 와이어 창고로 남아 있던 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재생한 전시장은 거친 공장 본연의 모습대로 작품들과 어우러졌다. 여기에는 미국 작가 리나 베너지를 비롯, 마야 벤 론(이스라엘), 조로 파이글(네덜란드), 팡리쥔(중국), 로빈 로드(남아프리카공화국), 카타리나 지버딩(독일), 오를랑(프랑스)과 한국작가 손정희, 이세현, 윤필남 등 23개국 56명의 작품 168점이 전시된다.

윤필남의 작품 ‘손에서 손 끝으로’는 스마트폰과 손 끝의 작은 지문, 텍스트와 이미지에 갇혀 살아가는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고 시간과 공을 들여야만 가능해지는 육체노동의 가치를 환기시킨다. 세상을 움직이고 회복시키는 힘은 여전히 노동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다.

손정희의 전시작 ‘Enclosure’는 내면 깊은 곳에 감춰져 있는 꿈을 형상화해 보여준다. 울타리는 안과 밖을 경계짓지만 한편으론 저쪽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하다. 작가는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의 이면을 상상력과 예리한 비판의식으로 비틀어 낯선 것으로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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