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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해외소비 史上 최대…규제 확 풀어야 일부라도 ‘U턴’
올해 상반기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 나가 쓴 돈은 총 13조6067억원에 이른다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늘어난 것으로 상반기만 놓고 보면 지출액이 사상 최대다.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 물품을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나 해외 출장 등에서의 업무상 지출은 포함하지 않았는 데도 이렇게 많다. 이 기간에 해외에 나간 국민이 1063만명으로 전년동기보다 16.2% 늘었으니 그만큼 쓴 돈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반면 내수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계소비성향이다. 그런데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이게 2/4분기 70.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소비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아우성인데도 외국에 나가선 돈을 펑펑 쓰고 있다는 얘기다.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소비구조다.

그렇다고 무작정 해외여행을 자제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소득이 증가할수록 해외로 많이 나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비 수요의 일부라도 국내로 되돌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지갑을 여는데 국내 소비는 주저하는 이유를 잘 살펴보면 해법을 찾기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물론 정부와 업계도 팔짱만 끼고 있는 건 아니다.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내리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시행한 것도 그 해법 찾기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근본대책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규제완화 등 발상의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가령 카지노 문제만해도 그렇다. 내국인 카지노 출입을 전면 허용하는 특단의 조치도 검토할 때가 됐다. 전통적 도덕과 윤리에 반하고, 도박 중독자 양산 등 후유증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우리 국민 수준이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과감하게 카지노를 허용하고 나아가 이를 국가 전략 산업을 키우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세금을 낮추면 해외골프를 즐기는 수요도 한결 줄어들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국내관광 소비가 10% 더 늘어나면 2조5000억원 이상의 내수 진작효과가 있다고 한다.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 마음 놓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해외로 나가는 발걸음을 붙들면 관광 소비 10~20% 늘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인 내수 부진의 돌파구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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