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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이후 정국④]북핵실험 여파…與, 안보 ‘공세’ vs 野 현안 ‘공조’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추석 이후 정국에서는 북한 핵실험 여파가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당청과 야권의 정국주도권 다툼이 ‘안보’ 의제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협치’보다는 ‘대치 전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보와 민생ㆍ정치 현안과 관련해 사드 배치 찬반, 누리과정 예산, 구조조정 해법, 검찰 개혁 등 모든 사안에서 여야가 접점없는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 내년 대선레이스까지 겹치면서 여야가 국정 과제의 해법보다는 보수ㆍ진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선명성 경쟁에 치중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먼저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북핵 대응과 안보 이슈를 전면화해 이제까지의 수세에서 벗어나 정국 주도권을 강화할 태세다.
 
4ㆍ13 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은 국회에서의 주도권을 두 야당에 내주다시피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추가경정예산 등 주요 의제를 야당이 선점하고 여당이 뒤따라갔다. 우병우 민정 수석 문제와 검찰 개혁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청와대 인사를 두고서는 청와대가 야권의 공세를 받았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안보 공세’를 강화했다. 박 대통령의 “불순세력” 발언이나 여당 내에서 잇따르는 핵무장ㆍ전술적 재배치ㆍ선제타격론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회동에서도 추 대표의 대북특사나 박지원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여야정 안보협의체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며 “안보는 대통령 중심”이라고 타협없는 대북강경노선을 확인했다. 

여당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대응 일변도로 보수지지층을 결집하면서 공세적으로 정국을 주도해가면 야권으로선 민생ㆍ경제 문제와 검찰 개혁 등의 의제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ㆍ고용 대책, 가계부채 대책, 기업 법인세 인상, 누리과정예산 등이 야권의 핵심 이슈들이다. 여기에 우병우 청와대 민정 수석의 거취와 김형준 검사로 스폰서 의혹으로 드러난 검찰 개혁문제 등 정치현안도 쟁점이다.

안보 분야에선 야권에서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 필요성과 다자간 외교 및 남북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로 여와 맞서고 있다. 하지만 안보 그 자체가 전면화할 때는 아무래도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추석을 지나 연말을 향해갈수록 대선시계도 빨라진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외교ㆍ안보 이슈가 대권 레이스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북한 제5차 핵실험이 대선국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난 5년 동안 여론조사를 보면 안보 분야에서는 보수화 경향이 뚜렷하다, 내년 대선에 북핵ㆍ안보 분야가 이슈화되면 보수층 결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교수는 “반면 야권ㆍ진보 진영 대권후보들은 안보 이슈에서 ‘우클릭’할 수도 있지만 전통적인 지지층의 비판에 부딪칠 수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보수ㆍ진보 진영 모두 북핵 문제로 인한 외교ㆍ안보 의제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표면적으로는 보수 진영의 대권 주자들이 유리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북핵을 제어하는 데 실패했지만 이명박ㆍ박근혜 대통령의 보수 정부 8~9년간 제재 정책도 성공하지 못했다, 보수ㆍ진보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야권의 입장에 대해서는 “야당이 하나라면 쉽지만, 3당 체제라는 점이 쉽게 행동을 취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산토끼를 잡으려는 외연 확대 전략이 집토끼를 잃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대북정책에 있어 전략적 판단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외교ㆍ안보 의제가 대선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이 될지도 불투명하다. 이준한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 대우조선해양ㆍ한진해운 사태의 연쇄적인 악영향, 2018년 이후 세계적인 경제 위기설 등을 고려할 때 안보 이슈를 경제보다 위로 올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손호철 교수는 “대북 문제에 있어 극단적인 비난ㆍ낙인찍기나 안보 포퓰리즘은 자제해야 한다”며 “대선에서도 북한 도발에 대한 합리적인 진단과 건설적인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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