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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重, 연말 수주戰 뜨겁다… 조선업계 “유가가 문젠데…”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해 10월 마지막 수주 이후 11개월 동안 ‘무수주 행진’을 이어왔던 삼성중공업이 연말 수주 ‘대역전극’에 나서고 있다. 현재 분위기 대로라면 연말까지 60%이상 수주목표는 너끈히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사의 모잠비크 코랄(Coral)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프로젝트 최종 협상 결과 발표를 이르면 다음달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 계약 규모는 25억~27억달러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 53억달러의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주목표 60% 이상을 달성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게일의 LNG운반선 입찰에도 삼성중공업은 단독 협상 대상자로 참여하고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일사가 발주하는 LNG선박은 4~6척 가량으로 수주 가능 금액은 8억~12억달러 규모다. 또 삼성중공업은 BP가 발주하는 약 13억달러 규모의 ‘매드독2(Mad Dog 2)’ 부유식 생산설비(FPU) 입찰에도 참여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2009년 이후 최장 기간 무수주 행진을 이어오던 삼성중공업의 수주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 9월 30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유럽선사와 LNG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을 3억90000만달러에 수주했고, 10월 들어서는 노르웨이 비켄사로부터 유조선 4척을 2억2000만달러에 건조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이 ENI사의 FLNG프로젝트 수주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유가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ENI사의 FLNG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이는 올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주-수주되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조원짜리 프로젝트를 가동을 할 때에는 사전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하기 마련이다. 맥킨지도 인정했듯 삼성중공업이 강점이 있는 해양 분야에 온기가 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달성률은 11.3%로 조선 3사 가운데 최하위다. 현대중공업은 167억달러 수주 목표에 23억달러를 수주해 13.8%의 수주 달성률을, 대우조선해양은 62억달러 수주목표에 13억달러를 수주해 20.9%의 수주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연말 몰려있는 ENI사 프로젝트 등에서 삼성중공업이 추가 수주에 성공할 경우 연말에는 수주달성률 1위 회사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의 연말 수주 러시에 우려를 보내고 있다. 현재 한국 조선업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의 원인이 됐던 것이 해양플랜트 부문인데 또다시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수주를 할 것으로 보이자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결국 유가가 살아나야 한다. 지금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의 ‘손익분기점’ 유가가 50달러선이다.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도산하는 셰일가스 업체들이 생겨나고 유가가 50달러를 넘으면 셰일가스 업체들의 생산이 재개된다”며 “유가가 50달러 천장에 가로막힌 형국”이라고 말했다.

낮은 유가가 형성된 것이 셰일가스 생산 업체들의 생산 구조 때문이라면, 당분간 유가 상승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수주를 하더라도 최종 인도 과정에서 인도지연이나 인도거부 국제송사 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선박 가격의 하락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조심스럽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에 따르면 선박 가격의 향배를 가늠키 위해서는 수주와 발주가 많이 이뤄져 거래가 활발해야 정확한 선박의 시장 가격을 알 수가 있는데, 현재는 발주와 수주 자체가 얼어붙어 정확한 시장가격이 형성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선박 가격이 더 떨어진다 또는 이제는 오를 것이다고 장담키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9월 선가 하락세가 주춤해졌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클락슨에 따르면 9월초 기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는 전달 대비 8600만 달러로 변동이 없었으며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도 4175만 달러에서 더 이상 하락하지 않았다. 컨테이너선도 가격 변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에선 선가 하락세가 진정세로 돌아섰고, 이제 반등 가능성이 더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표들만 가지고 전체 시장을 읽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판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기가 쉽다”며 “현재 조선업은 분명한 위기고 현재와 같은 수주절벽 상황이 이어질 경우 5년 내에 전세계 조선사들은 모두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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