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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드러난 강남 재건축 민낯…‘빅5’ 분양보증 심사표 살펴보니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통칭 똑같은 ‘강남벨트’로 묶이더라도 입지에 따라 장단점이 제각각이었다.

18일 헤럴드경제는 국회 윤영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심사 자료를 살펴봤다. 올해 공급된 강남권 5개 사업장(신반포자이ㆍ래미안블래스티지ㆍ래미안루체하임ㆍ디에이치아너힐즈ㆍ아크로리버뷰)의 심사 결과가 담겨 있는것이다. 삼성물산의 래미안루체하임은 종합평점 100점을 기록한 걸로 나오며, 초기예상분양률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아너힐스가 70%로 가장 떨어지는 걸로 돼 있다.

올해 1월 신반포자이(반포한양 재건축)를 시작으로 2~3개월 격차를 두고 분양시장에 등장한 이들 단지는 재건축 투자열기도 주도했다.

[사진=강남 일대 아파트단지.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주택법에 따라 20가구 이상을 분양하려면 반드시 HUG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시행사나 시공사가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HUG는 분양받은 사람에게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보장해준다.

HUG가 진행한 분양보증 심사결과를 살펴보면 이들 ‘빅 5’ 단지는 종합평점은 모두 90점대에 분포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보증심사는 ▷분양성(초기예상분양율) ▷사업수행능력(적정사업규모ㆍ최근 3년간 주택건설실적) ▷신용평가등급 ▷경영안정성 등의 항목을 평가한다. 각 항목별로 배점이 다른데, 분양성(45점)과 신용평가등급(40점)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구조다. 평가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총점을 따진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엔 대개 신인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고 분양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만큼 보증심사는 여유롭게 통과하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래미안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은 보증심사 종합평점이 100점을 기록했다.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양성’은 HUG가 산출한 초기예상분양율을 토대로 평가가 이뤄진다. 종합평점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세밀한 평가기준이 마련돼 있다.

평가항목은 크게 ▷입지성(교통환경ㆍ주거편의ㆍ교육환경) ▷단지특성(규모 및 배치ㆍ평형구성 및 평면) ▷시장수요(인근 아파트 초기분양률ㆍ지역 미분양ㆍ지역수요) ▷경쟁력(지역ㆍ브랜드ㆍ분양가 경쟁력)으로 구성된다. 이들 항목별 점수에 가감점을 반영해 1차적으로 종합평가 점수를 낸다. HUG는 분양률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1차 점수에 ‘주택경기예측지수’를 적용해 최종적으로 ‘종합 초기예상분양률’을 산출한다.

사업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인 초기예상분양률(초기분양률)은 단지별로 상이하다. 래미안 루체하임의 초기분양률이 90%로 가장 높게 평가받았다. 이어 아크로리버뷰(80%), 신반포자이(77%), 래미안블레스티지(72%), 디에이치아너힐스(70%) 순이었다.

같은 강남인데도 초기분양률이 격차를 보이는 것은, 사업장별로 입지나 분양가에 따라 평가점수에 차등이 생긴 결과다. 특히 HUG가 분양가 관리 지침을 시행한 8월 이후에 일반분양을 진행한 사업장에선 ‘분양가 경쟁력’ 항목이 전체 평점을 깎아먹기도 했다.

분양가를 두고 사업자와 HUG간 설왕설래가 있었던 디에이치아너힐스의 경우 분양가 경쟁력 평가가 최하점인 3점에 그쳤다. 주변에서 먼저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와 놓고 본 ‘분양가격지수’ 110%를 넘는다는 게 반영된 점수다. 결국 조합과 시공사는 당초 계획했던 수준보다 분양가를 대폭 낮춰(3.3㎡당 평균 4137만원) 낮춰서 보증심사를 통과했다.

올 1월에 분양한 신반포자이도 3.3㎡당 분양가가 4290만원에 책정되며 분양가지수가 110% 넘자 비교적 낮은 6점을 받기도 했다.

과거에는 시공사의 등급이 HUG의 기준에 따라 KM등급(우수등급)에 해당하면 분양가지수가 110%을 넘어도 걸고 넘어지지 않았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서초구에 들어선다는 자체만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분양보증도 어렵지 않지만, 분양률 평가에는 워낙에 세밀한 평가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같은 개포동에서도 길 하나를 두고 점수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HUG가 분양가를 까다롭게 보기 시작하면서 이 부분이 점수를 벌리는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일반분양이 예정된 강남권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은 2곳(신반포리오센트, 방배아트자이)이다. 이들 단지들도 분양보증 심사를 준비하면서 분양가 무사통과에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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