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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반갑지 않은 경상흑자, 되레 걱정되는 한국경제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들끓는 가운데 9월 국제수지가 발표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또 늘었고 서비스수지 적자는 더 커졌다. 그동안의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걱정은 여전하다. 미래를 어둡게 하는 불황형 흑자이고 내수 진작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6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상품수출입 수지는 107억6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보다 37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8월 14억5000만 달러에서 25억4000만 달러로 늘었다. 2010년 12월(26억5000만 달러 적자) 이후 5년9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결국 9월의 경상수지 흑자는 82억6000만 달러로 지난 8월보다 29억8000만 달러 늘었다.

겉으로는 괜찮다. 하지만 뜯어보면 걱정스러운 게 우리의 국제수지다. 수출 증가가 아닌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이기 때문이다. 성장보다 위축으로 가계부를 흑자 상태로 유지한다는 의미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이 아니라 굶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와 같다. 부작용은 항상 잠복중이다. 불황형 흑자는 원화 강세만 부추길 뿐 결국은 기업들의 수출경쟁력과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불러 온다.

올해도 미국은 두번이나 한국을 중국, 일본, 대만, 독일, 스위스와 함께 ‘주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 환율조작국으로 몰고 갈 길목에 놓고 있다. 그나마 미국의 금리인상 요인으로 지난 9월까지 원화가 강세(달러 대비 6.5%)였으니 이정도다. 연말에 금리가 인상되면 원화는 더 강해질게 분명하다.

과도한 경상흑자는 과도한 원화 공급을 유발한다. 이 돈은 실물 투자로 연결돼야 한다. 그래야 근로자들 주머니가 차고 소비도 이루어진다. 내수 진작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넘치는 돈은 기업 유보로 쌓이거나 부동산 투기 등 비생산적인 데로 흘러가고 있다. 국가적인 세일행사를 벌여도 빤짝할뿐인데 아파트 분양가 최고행진은 계속되고 재건축을 앞둔 강남의 낡은 아파트 매물이 동나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경제는 이미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3분기 성장률은 0.7%였다. 네 분기 연속 0%대에 갇혀 있다. 하지만 건설투자 성장기여도 0.6%, 정부지출 성장기여도 0.2%를 제외하면 -0.1%다. 실질적인 역성장이란 얘기다. 이보다 더한 위기가 어디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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