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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 학교폭력, 지속적 관심만이 해결책
지난 2011년에 발생한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에 전 사회적인 노력으로 학교폭력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서 우리나라 초ㆍ중ㆍ고등학교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의 피해 경험이 있다는 학생 수를 1학기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2013년 9만4000명, 2014년 6만2000명, 2015년 4만4000명에서 현 2016년에는 3만9000명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교사들도 눈에 보이는 학교폭력은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폭력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증거가 남지 않는 방식으로 지능화된 새로운 유형의 학교폭력과 괴롭힘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의 심의 대상이 된 피해학생수를 1학기만 비교해 보면 2013년 1만4788명, 2014년 1만4893명, 2015년에는 1만3397명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낮아지고 것에 비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치위의 심의 건수는 줄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 현상을 좀 더 깊이 살펴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 수와 실제 자치위에서 조치가 이루어진 학생 수의 비율이 2013년 15.7%, 2014년 24%, 2015년 27.9% 등 점차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비율은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은 학생의 사안을 학교에서 조사하고 조치를 취한 것을 의미하며 이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약 70%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자치위를 통해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고, 더 많은 사안들이 자치위를 통해 다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해결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교폭력이 발생했는데도 무심코 방관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소하게 보이는 학교폭력도 피해 학생에게는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학교폭력 문제가 피해학생의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비극으로 결론이 지어지는 사건들을 검토해보면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괴롭힘에서 시작된다. 신체적 폭력 뿐 아니라 언어폭력이나 따돌림, 사이버 폭력 등 처음에는 친구들 사이의 장난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소한 폭력이 점차 누적되면 피해학생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자살의 징후는 사전에 조금씩 나타나게 되는데 주변의 가족, 친구, 교사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학교폭력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그 양상도 점차 변화해 가고 있다. 한 번의 예방교육이나 상담으로 학교폭력의 상황과 원인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 학교폭력 예방은 농사를 지을 때 농작물이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잡초를 뽑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부지런한 농부만이 수확의 기쁨을 얻을 수 있듯이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학교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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