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청와대의 김 총리 내정 발표 이후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최순실 내각을 정리하라고 하니 ‘제2의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치 검찰인 최재경 민정수석을 임명, 검찰을 여전히 손아귀에 쥐고 있겠다는 데에서 이날 그 토대에 맞춰 총리를 즉각 임명했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격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제 모든 상황이 분명해졌다. 박 대통령은 민심을 거스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정국을 돌파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 대표를 앞세워 거국내각을 취하는 모양새를 만들고 과거 야권에 몸담았던 인사를 내세우면 꼼짝 못할 것이란 졸렬한 방식”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총리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정책실장을 지냈다.
야권은 여권이 거국내각을 추진할 때부터 정부ㆍ여당의 ‘국면전환용’이라 비판해왔다. 이날 정부가 야권과 별다른 협의 없이 즉각 국무총리를 임명하면서 야권은 박근혜 정부가 현 국면을 정면돌파하려는 것으로 판단, 강하게 맞대응할 기세다.
국민의당도 이날 긴급하게 돌아갔다.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도중 김 총리 내정 소식을 접하자 회의를 긴급 중단하기도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뒤로 한 채 인사 국면으로 호도하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책임총리ㆍ거국내각 등을 거론하다가 야당과 한 마디 상의, 사전 통보도 없이 인사 개편을 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비대위원장 역시 ”박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며 “인사국면으로 전환시키려는 작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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