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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칼럼] 지역관광 활성화 위한 컬래버레이션
아주 오래전 동남아 출장 중 일이다. 머물던 호텔 앞마당에 벼룩시장과 같은 큰 장이 마련되었다. 현대식 건물 앞에 생긴 시골 장터의 모습이 신기해서 다가가보니 그 지역 주민들이 손수 만든 악세서리 등 장신구와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수공예품들을 팔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행객들의 소비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기를 바라는 호텔에서 마련했던 깜짝 이벤트였던 것이다.

전통시장을 찾고 싶지만 시간이 없거나 가는 방법을 몰랐던 투숙객들은 지역 특성이 담긴 기념품을 사서 좋고, 지역민들은 수입이 생겨서 좋았던 이벤트로 기억에 남아있다. 필자도 그곳에서 목걸이를 저렴하게 샀는데 모양이 독특해서 묻는 사람들에게 그 지역의 특산물과 역사까지도 설명하면서 금새 홍보대사가 된 듯 얘기보따리를 풀어놓게 된다. 작은 물건이지만 아직까지도 그 지역과 나를 끈끈하게 연결해주고 있음을 느낀다.

그 깜짝 이벤트는 요즘 성행하는 일종의 콜라보레이션이였다. 특급호텔로 몰리는 관광객들의 관심을 지역의 삶, 주민들과 연결해서 지역 관광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2015년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328불을 지출했던 방한 외래객의 여행지는 서울(78.7%)과 제주(18.3%)에 한정되어 있으며, 수도권과 경상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의 방문은 10%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체류일이 1일만 증가해도 연간 약 43.4억달러의 추가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다양한 지역으로 돌리고 하루 더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앞서 소개한 지역관광의 콜라보레이션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예전에 만났던 한 외국인은 한국 호텔의 높은 서비스 수준을 칭찬하면서도 호텔에서 제공해주는 주변 관광정보가 부실해서 현지 식당이나 전통시장을 방문해보지 못한 점을 무척 아쉬워했었다.

지역의 숙박시설에서 개별관광객을 위해 주변 식당들을 소개하는 맛 지도를 적극 홍보한다거나 눈에 띄는 편의점이나 커피숍이 관광안내소처럼 지역 관광정보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는 등의 섬세한 협업이 이루어져야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각 여행 콘텐츠들을 코스로 연결하여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관광객의 발이 되어 주는 교통편의 시스템도 마련되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서 여행의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쇼핑, 숙박, 식당, 관광지, 다양한 문화체험 등에서 할인 및 혜택을 제공하는 교통관광카드를 관광객들의 동선과 연결하는 것도 편리하고 만족도 높은 지방관광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지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한옥에서 가야금 공연을 보며 즐기는 와인이나 커피는 외국인들에게 좀 더 감성적인 여행의 추억을 선사해 줄 것이다.

결국 지역안에서 전통과 현대, 콘텐츠와 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관광서비스 공급자간의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시작은 처음부터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자체와 관광분야에 각각 흩어져서 추진되고 있는 지역관광 활성화 사업들을 모아 다듬고 여기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지역관광의 점으로 존재하는 보석 같은 구슬들을 선으로 잘 엮어나간다면 머지않아 우리 지방의 곳곳을 찾아 누비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곧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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