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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파문 속 ‘학생의 날’ ①] ‘대통령ㆍ국민ㆍ최순실’…대학생 분노 담은 시국선언문 3대키워드
-3일 학생의 날 맞아 그동안 시국선언문 단어 정리해보니…

-사용빈도 1위 ‘대통령’…전문가 “대학생, 시국 상황의 본질 꿰뚫은 것”

-대통령의 ‘책임’ 강조…대학생들의 시각 “진정 어린 ‘사과’ 우선해야”




[헤럴드경제=신동윤ㆍ이정아 기자] 대통령의 뒤에 숨어 아무런 권한도 없는 ‘비선실세’가 국가 운영을 전반적으로 쥐락펴락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대학생들은 분노했다. 분노와 절망을 넘어 기만 당했다고 느낀 대학생들이었지만, 사태 발생의 원인을 분석하고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모습만은 냉철했다.

헤럴드경제가 학생의 날(3일)을 맞아 전국 40여개 대학과 대학원 등에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 사용된 단어들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 대학생들은 ‘최순실(60ㆍ여ㆍ최서원으로 개명) 게이트’로 불리는 이번 사태의 최종적인 책임자가 최 씨 일가나 정권에서 일한 사람들이 아닌 박 대통령이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걸맞는 책임을 박 대통령이 직접 져야만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40여개 대학과 대학원 등에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 사용된 단어들로 다시 제작한 시국선언문. [제작=홍윤정 HOOC 인턴 디자이너]


이를 반영하듯 시국선언문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단어는 ‘대통령(336회)’이었다. ‘박근혜(277회)’는 4위였다. 대학생들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은 일제히 박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각에서 대통령의 책임부분은 축소하거나 심지어 피해자 등으로 그리고 있지만 대학생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이면에 숨겨진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라며 “교육자의 측면에서 똑똑한 학생들 덕분에 한심스런 시국 상황에도 안심이 된다”고 평가했다.

‘국민(318회)’은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된 단어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대부분의 시국선언문에서 모든 국가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법(199회ㆍ9위)’ 조항을 예로 들며, 직접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부여한 권한을 박 대통령이 비선실세에게 함부로 전달했다는 점을 비판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국선언문에는 최 씨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키워드도 눈에 띄었다. ‘최순실(297회)’이란 단어는 세 번째로 많이 시국선언문에 등장했다. ‘비선실세(212회ㆍ8위)’와 ‘국정농단(177회ㆍ11위)’, ‘국기문란(119회ㆍ19위)’, ‘게이트(109회ㆍ20위)’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대학 입학 및 고교ㆍ대학 재학 중 학사관리에 있어 부정한 혜택을 받은 의혹으로 현재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 역시 총 70회 등장하며 인물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이 언급됐다. 이화여대도 15회나 언급됐다.

전 교수는 “‘수저계급론, 노오력’ 등 대학생들을 무력감에 빠지게 했던 현상을 집약된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 정 씨와 관련된 특혜 의혹이란 점에서 20대 대학생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40여개 대학과 대학원 등에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 사용된 단어들의 빈도 분석 결과. [제작=홍윤정 HOOC 인턴 디자이너]

이번 시국을 겪으며 대학생들은 ‘분노(130회)’의 감정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빈도는 낮았지만 ‘기만(51회)’과 ‘절망(17회)’의 감정을 표현한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의 시국선언문에서는 박 대통령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226회ㆍ7회)’질 것을 요구했다.

다만 책임의 방법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사과(150회)’가 전체 키워드 순위 14위에 오르며 상위권에 올랐다. 대학생들은 지난달 25일 오후 실시된 박 대통령의 ‘녹화 사과’가 충분치 않으며,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사과를 하길 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퇴진(85회)’이나 ‘하야(61회)’와 같은 방안을 요구하는데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웠다.

이 밖에도 시국선언문에는 ‘수사(109회)’, ‘특검(75회)’, ‘진실(58회)’ 등의 단어들도 자주 등장하는 등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이 해소되길 바라는 대학생들의 마음도 담겼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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