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의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을 지냈다. 이번에 비서실장에 내정됨으로써 17년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한 실장은 2012년 초 민주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탈당한 뒤 정통민주당을 창당했다가 지난 18대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평생을 ‘김대중 사람’으로 살다 정치적 월경(越境)을 단행한 그는 이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00% 대한민국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역임했다.
한ㆍ일 수교 반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6ㆍ3세대의 핵심으로 신도환 신민당 최고위원 밑에서 정치를 시작, 1982년 11대 국회 민한당 국회의원(서울 관악구)으로 등원한 뒤로 30년 가까이 ‘김대중 사람’의 한길을 걸었다.
권노갑ㆍ김옥두 전 의원처럼 1960년대부터 김 전 대통령을 따른 동교동계 1세대와 달리 1980년대 중반 김 전 대통령 진영에 합류해 범동교동계로 분류되지만 권 전 의원 다음으로 늘 그의 이름이 불릴 정도로 동교동계의 둘째 형 역할을 맡아왔다.
생불(生佛)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화해’나 ‘협상’ 같은 단어를 곁에 두고 살아온 정치인이기도 하다. 국회노동위원장, 범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DJP) 추진위원장, 제1기 노사정위원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대 상임의장 등을 맡으면서 여야 모두로부터 ‘대화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 정부에서도 총리 하마평이 꾸준히 나오는 등 중용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정 대변인은 “한 비서실장은 민주화와 국민화합을 위해 헌신해 온 분으로, 오랜경륜과 다양한 경험은 물론 평생 신념으로 살아온 화해와 포용의 가치를 바탕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을 국민적 시각에서 보좌하며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데 적임이라고 판단돼 발탁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