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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로마는 황제와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
‘화학을 전공하고 중견기업 생산부에 근무하는 경력 7년차 차장입니다. 제가 아는 선배의 형이 비슷한 회사를 창업하는데, 선배를 통해서 이직 제의가 왔습니다. 그 형이 재정이 튼튼하고, 회사 건물도 자사 건물이며, 인맥도 좋다고 합니다. 비전이 있는 것 같아서 옮길까 하는데 새로 시작하는 회사라 망설여집니다.’

이분의 선배가 내세우는 ‘회사의 강점’들은 어딘지 어색하다. 사장이 돈 많은 사람인 건 좋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사업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또 건물이 자사 소유라는 것도 마찬가지, 하나의 장점으로 내세울 수는 있지만 사실은 ‘돈 많다’의 다른 버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사장의 인맥이 화려하다는 것도 장점은 되겠지만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상품이 좋은 위에 인맥까지 좋으면 금상첨화지만 상품이 그저 그런데 인맥에 기대면 반드시 성장에 한계가 온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왜 만들어서 팔겠다고 하는 차별화가 중요한데 그런 본질적인 부분에서 내세우는 건 없고 모두 부차적인 것들뿐이다.

따라서 두 가지를 확인하고 가라. 첫째 제품의 우수성을 점검하라. 인맥부터 들먹이는 회사치고 제품 단단한 곳이 드물다. 둘째, 비전이 있는 건 좋은데 누구의 비전이 좋은 지, 사장의 인성을 확인하라. 사업이 승승장구한다고 해서 반드시 창업 멤버들에게 파이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자칫하면 사장과 그 동생 좋은 일만 시킬 수도 있다. 두 가지를 확인해서 그런대로 합격점이라면 지분을 받고 창업에 합류하라.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약속’에 감동되어 인생을 걸지 말라. 회사가 커지면 ‘말의 성찬’은 허공에 흩어지는 바람과 같다.

직장인들이여!! ‘로마는 황제와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은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의 말인데 정곡을 찌른 것이다. 오너가 황제 경영을 하는 회사도 오너와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 즉 오너 동생도 ‘기타’에 속할 뿐이다. 고로 당신이 정말 유능하다면 창업 회사로 갈 때 연봉에 목매지 말고 지분을 요구하라! 그리고 반드시 서면으로 계약하라.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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