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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역사교사모임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하라” 성명(전문)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전국역사교사모임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7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금 당장 중단하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교과서 내용 여부를 떠나 국정 역사교과서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며 “우리 역사교사들은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잘못된 교육정책에 분연히 맞설 것이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우리 역사교사들은 그 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하여 밝혔었고, 국정 교과서가 나온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광범위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국정 교과서를 폐기하는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교육부 장관의 결심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그것을 중단해도, 학교 현장에 어떤 혼란도 오지 않는다. 교과용 도서의 다원화와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더 이상 정치 세력에 의해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서울역사교사모임을 비롯해 전국 19개 역사교사모임 연합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2016년 11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가치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측근들의 권력 남용과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로 하여금 ‘이게 나라인가?’하는 허탈한 감탄사를 내뱉도록 만들었다. 시민들의 분노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교복을 입은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일어나게 만들었다.



11월 3일은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고시한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정부는 국정 교과서 개발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들의 호언장담은 한 달도 안 되어 뒤집어졌다. 교과서 집필 기준도, 집필진도 공개하지 않은 채 복면 집필로 바꾼 것이다. 정부의 무능력함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교과서 내용 여부를 떠나, 국정 역사교과서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 대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획일적인 정권의 역사인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려는 정책이며, 역사교사와 학자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추진한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펴낸 첫 국정 교과서 초등 사회 6-1을 보면, 국정화 강행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뉴라이트 세력의 건국절 주장을 받아들여 ‘대한민국 수립’이란 표현을 사용하였고, 살아있는 권력의 입맛에 따라 기술되어 ‘독재’를 독재라 서술하지 못하는 ‘홍길동 교과서’가 되어 버렸다. 학교는 독립운동과 민주주의 역사를 정당하게 가르쳐야 한다.



우리 역사교사들은 날마다 불거져 나오는 전대미문의 국정 농단 뉴스를 접하며 할 말을 잊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역시 최소한의 상식을 벗어난 극소수 사람들이 농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학교 안팎에서는 11월 28일에 교육부가 공개한다는 국정 교과서가 박근혜 교과서로 불리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우리 역사교사들은 그 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하여 밝혔었고, 국정 교과서가 나온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광범위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오늘 우리 역사교사들은 참담하게 짓밟힌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제대로 세운다는 마음으로,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국정 교과서를 폐기하는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교육부 장관의 결심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그것을 중단해도, 학교 현장에 어떤 혼란도 오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임기 안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급하겠다는 일념으로 역사 과목에 한해 1년 앞당긴 교육과정 적용 연도를 원상태로 돌리면 된다. 나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법률로 금지하여 이런 소동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교과용 도서의 다원화와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더 이상 정치 세력에 의해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 역사교사들은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잘못된 교육정책에 분연히 맞설 것이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 실천을 통해 학생들이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배운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2016. 11. 7.



전국역사교사모임(강원역사교사모임, 경기남부역사교사모임, 경남역사교사모임, 경북역사교사모임, 고양파주역사교사모임, 광주역사교사모임, 대구역사교사모임, 부산역사교사모임, 서울역사교사모임, 세종역사교사모임, 울산역사교사모임, 의정부역사교사모임, 인천역사교모임, 전남역사교사모임, 전북역사교사모임, 제주사랑역사교사모임, 충남역사교사모임, 충북역사교사모임, 한밭역사교사모임)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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