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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한화 야구와 대한민국, 시스템 복구가 답이다
올해 KBO프로야구는 두산의 우승으로 끝났다. 화수분 육성, 그리고 프런트와 현장의 조화로운 시스템이 만든 결과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는 한화이글스가 있다. 감독의 개인기에 의존해 2년동안 프로야구를 했지만 남은건 부상선수, 그리고 풀뿌리조차 사라진 2군뿐이다. 시스템과 데이터가 기본이 된 현대 야구에서, 신들린 듯한 감독의 감 하나만으로 한 팀과 한 시즌을 꾸려가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한화이글스는 최근 프런트 수장으로 선수 출신 단장을 전격 임명했다. 감독 개인에게 주워졌던 수 많은 권한을 다시 프런트쪽으로 가져와 균형을 잡기 위한 시도다.

선수 선발과 육성, 부상 관리, 1년치 구단 운영 계획 수립 같은 중장기 과제는 프런트가 시스템으로 만들고, 감독은 주워진 선수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날그날 최선의 라인업을 짜서 운영하는, 다른 9개 구단의 ‘정상적인’ 야구를 이제 내년부터는 한화이글스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작부터 우려가 많았던 지난 2년간의 파격적인 ‘개인기’ 실험의 실패를 자인하고 바로잡으면서도, 감독 임기 보장이라는 대외적인 명분까지 고려한 고육책, 또는 슬기로운 판단이다.

하루하루가 심란하고 어수선한 우리나라의 지금 모습은, 지난 2년간 유니폼에 흙먼지 털 시간조차 없이 열심히 굴렀지만, 결국 돌아온건 부상과 이탈, 잡음 뿐인 한화이글스를 보는 듯하다. 수장 한 사람의 잘못된 운영 스타일이 이 한 나라 그리고 구단을 전례없는 나락으로 이끌었다.

둘 다 같은 처지지만, 한화이글스는 일단 해법을 찾았다. 망가진 시스템을 다시 바로세우는 일에서 출발했다.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할 해법도 마찬가지다. 비선의 농단과 이를 방치한 망가진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

비선 자체가 비집고 들어올 틈을 아예 없애야 한다. 시스템을 바로 잡을 묘안과 의지 없이, 사람만 바꾼다면, 또 다시 다른 이름을 가진 비선이 조용히 자라날 뿐이다.

상상할 수도 없었던 황당한 사건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잘못한 수장을 먼저 끌어내려야 할지, 어떻게 현 상황을 수습해야 할지 백가쟁명식 주장이 혼란스럽게 나올 뿐이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은 계속 살아가고, 또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정치인들, 국민 모두 냉정을 되찾고 길거리가 아닌 여의도에서 지난 2년간 깊은 수렁에서 이제 빠져나오고 있는 한화이글스가 보여준, 시스템의 복원에 나서야 한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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