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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게이트, 재계 파장] 한진해운 법정관리도 최씨 입김? 현대상선 ‘발끈’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재계에서 납득할 수 없었던 일이 모두 최씨의 압력행사 때문이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그 중 국정실패로까지 거론되며 업계는 물론 정치권이 나서 질타했던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를 놓고 최씨의 막후 영향력이 거론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법정관리에 들어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한진해운의 몰락이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이 미르재단에 돈을 적게 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진그룹은 미르재단에 10억원을 냈는데, 한진보다 작은 규모의 기업 대비 돈을 적게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204억원, 현대차가 128억원, SK, LG, 포스코 등이 재계 서열 순으로 각각 111억, 78억, 49억원의 돈을 출연한데 비해 (한진해운 법정관리 전)재계 서열 10위권에 속했던 한진의 출연금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이다. 당시 LS는 15억원, CJ 13억원, 두산은 11억원을 출연했다.

이와 관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매출액과 비교해 적은 10억원을 미르재단에 냈는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게 됐다”며 “이는 돈을 조금밖에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재계의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운업계에선 세계 7위 국적 선사였던 한진해운의 몰락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과 그룹차원의 지원액이 당시 채권단의 요구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9월 1일자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업계에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앞으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돌입으로 수십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한진해운이 왜 법정관리에 돌입했는가”를 놓고 금융당국과 한진 측에 질의했다. 당장 발생할 물류대란에 대한 대비도 없이, 국내 수출입 기업은 물론 해외 화주들에게 큰 타격을 미칠 만한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조양호 회장이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냐”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의 배경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고, “금융당국이 현대 측에 우호적인 반면, 한진은 애초에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다”는 설이 공공연히 나돌기도 했다.

결국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사실상 청산, 공중분해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은 ”해명할 필요도 없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자금 상황을 봤을 때 현대상선은 1조원이 넘는 현대증권 매각대금이 실탄으로 있었지만, 한진해운은 당장 한 달도 못버틸 정도로 자금이 바닥난 상황에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할 수 없었다는 논리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7일 “한진해운은 자구노력부터 어긋나고 용선료 협상도 제대로 되지 않아 원칙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대상선은 원칙에 따라 자구노력을 했고 용선료 협상에도 성공해 결국 이 정도나마 된 것”이라며 “최순실이 어떻게 (구조조정에) 개입하나. 특정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얽혀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 현대상선도 발끈했다.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CFO)은 8일 최씨가 해운 구조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며 “(현대상선 생존은) 우리 직원들 한명 한명이 선사들을 만나 설득해 만들어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배경으로도 최 씨의 영향력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조직위 관계자는 5월 2일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양호 회장을 만나 “물러나 주셔야겠다.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고 증언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국감장에서 조직위원장 사퇴에 외부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조직위원장 업무에 한진해운, 대한항공의 경영까지 3개의 업무가 부담스러워 물러났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관계자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는 바가 없고 뚜렷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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