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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이 살아야 한국경제가 산다]특별한 레시피로 무장한 동네 빵집들의 골목대장 ‘인천제과점협동조합’
[헤럴드경제(대전)=이권형 기자]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동네 곳곳에 스며들면서 문을 닫는 동네 빵집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대형 프랜차이즈라고 하지만 순순히 동네빵집들이 손 놓고 자리를 잃어갈 수는 없는 법.

인천 지역에서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레시피와 서비스를 고수해 온 빵집 20여곳 들이 골목대장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지난 2013년 12월 인천제과점협동조합(이사장 배인필)으로 똘똘 뭉쳤다.

[사진설명=대형 프랜차이즈에 맞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인천지역에 20여곳의 동네 빵집들이 ‘인천제과점협동조합’으로 똘똘 뭉쳤다. 배인필 이사장(좌측 3번째)과 조합원들이 서로의 노하우와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매달 열고 있는 제품 품평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협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2014년 10월에 공동설비 기계를 들이고 11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조합원들은 평균 20~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과점을 운영해 오고 있는 제빵장으로 그간 축적해온 자신들만의 레시피와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새상에 없던 빵을 만들 수 있었다.

인천제과점협동조합의 또 다른 경쟁력은 국내산 최상 재료만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조합은 강화군과 MOU를 체결해 강화군에서 재배되는 팥, 계란, 고구마, 호박, 인삼, 쑥 등 1년에 4억 원에 해당하는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강화도에서 생산되는 찹쌀과 팥을 이용해 별도의 첨가물없이 만든 떡 제품이 조합의 주력 제품이다. 당도는 시중에 판매하는 팥의 60~70%이지만 옛날 맛을 그대로 재현해 맛이 일품이다. 팥은 5㎏의 중량으로 별도 포장해 조합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납품도 하고 있다.

국산 팥의 경우 가격도 비싸고 돌이 많이 섞여 있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 손이 많이 가게 된다. 때문에 중국산 팥을 사용해 편하게 일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조합은 여전히 국산 팥만을 고집한다. 손이 많이 가지만 오히려 타 업체와 비교되는 경쟁력이자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란 생각에서다.

조합원 수가 많다보니 모두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도 어렵지만 한 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일수 있는 품평회를 만들었다. 각자 신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주고 반응이 좋은 우수사례를 발표하기로 한 거다.

그 이후로 조합원들의 출석률은 물론 실력까지도 덩달아 높아졌다. 인천제과점협동조합은 현재 70여 곳의 거래처를 확보한 상태인데 이 중 조합원이 아닌 인천제과협회의 회원 사업체로도 꽤 많은 물량을 납품하고 있다.

게다가 협동조합의 회원끼리 서로의 주력 상품을 교차 판매하면서 각 사업체가 다양한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매출까지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조합원들은 올 10월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인필 이사장은 “정직하고 철저한 투명경영을 고집하며 앞으로도 조합원들에게 최상의 품질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며 “인천시와 함께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 협동조합의 제품을 관광 상품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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