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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도시공간 재구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영화 ‘비포 선셋(Before Sunset)’의 배경이 된 프랑스‘프롬나드 플랑테’공원은 1850년대 건설된 후 사용이 중단돼 방치된 뱅센 철도가 1990년대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세계적 명소로 화려하게 부활한 곳이다. 당시 이 공원은 세계유일의 고가공원으로 고가상부에는 약 5km에 이르는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돼 지금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고가 공원 하부에는 상업, 문화, 예술 공간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청년들이 카페, 레스토랑, 공방 등을 창업했고 이를 거점으로 청년창업과 지역상권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가 성장했다.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코인스트리트는 공장 밀집 지역으로 제조업이 쇠락하면서 지역경제가 위축되자 지역주민들이 버려진 창고와 공장을 리모델링해 공방을 만들고 세련된 제품을 생산ㆍ판매해 일자리를 만들어 나갔다. 프랑스 프롬나드 플랑테 공원, 영국 코인스트리트 모두 도시 공간 재구성을 통해지역공동체와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새롭게 탄생된 성공사례다.

그간 침체됐던 서울 성수동 수제화거리가 최근 옛 명성을 되찾으며 활기를 띠는 것도 공간 재구성의 힘이 컸다. 서울시는 2013년 하반기에 성수역 주변의 자투리땅을 이용해 성수동 수제화 타운을 조성하고 현대적 감각의 수제화 전용 전시판매장을 설치했다. 그 결과 관광객과 수제화 고객이 크게 늘며 매출액이 37%나 증가했다. 비슷한 사례로 2016 부산비엔날레가 열린 부산 수영구의 복합문화공간 F1963이 있다. 지난 1963년에 세워진 후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다가 그 기능을 상실하고 폐공장으로 남아있던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카페, 전시장,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시민들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행정자치부도 지역특성에 맞게 공간을 재구성해 일자리 만들기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을공방’사업이다. 이 사업은 행자부, 지자체, 지역기업 및 주민이 협업을 통해 지역의 유휴시설 등을 개보수하고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행자부와 지자체는 마을회관이나 창고, 폐교 등을 마을공방으로 조성하고, 지역기업은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제공하며, 지역주민들은 공방에 모여 함께 일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 현재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14개 소가 조성돼 있는데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농촌지역의 마을공방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도시형 마을공방’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도시형 마을공방’은 청년층이 많은 대학가나 전철역 등 역세권 주변의 유휴 공간에 도시의 특성을 살린 창업ㆍ창작 공간을 조성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입주한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전국 17개 시도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대학 산학협력단, 지역 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창업 준비부터 정착단계까지 단계별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역내 유휴공간이나 노후화된 공간의 적절한 활용은 아이디어에 따라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 지역의 역사나 지리적 특성에 맞게 공간을 재구성하면 주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의 공간 재구성은 지역 사회에 활기찬 생명을 다시 불어 넣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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