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요즘 이정현 대표 사퇴를 요구하면서 최고위원회의에 불출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최고위에는 참여 안 하고 원내대책회의는 주재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이고 무책임하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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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긴급현안질문이 시작됐지만 새누리당 의원석에 빈자리가 많이 있어 눈에 띈다. 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
김 의원은 “본인의 정치적 생각이 당 대표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협의하고 최고위에서 역할 하는 것이 (원내대표의) 본분”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원내대책회의도 하지 말고 직을 내놔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2월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면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뒤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에 불참하고 있다.
그러자 비주류 의원들이 맞불을 놨다. 김영우 의원은 “김 의원이 비주류의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는 건 알지만, 지금 지도부가 (사태를) 수습할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당내 많은 의원들의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명연 의원도 “주류, 비주류 이런 표현을 써서 굳이 국민들께 기싸움하듯 보이는 걸 즐기는 정치인이 있지 않나”라며 “중간에서 이쪽도 싫고 저쪽도 싫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린다고 생각하고 걱정하는 국민이 제일 많다고 생각한다”고 계파 간 다툼을 비판했다.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의원이 한 사람도 없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김태흠 의원은 “오늘(11일) 긴급현안질문이 있다는 얘기를 어제(10일) 늦게야 들었다”며 “야당 질의자는 12명인데 새누리당은 한 명도 없다. 전략인지 전술인지 정확히 밝혀줘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원내 지도부가) 정말 무책임한 것”이라고 따져 물었다.
비주류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현안질의 불참은) 새누리당이 최순실과 공범이라는 것을 만 천하에 입증한 것”이라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현안 질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신청하라는 공지를 안 하고, 독단적으로 새누리당의 현안질의를 봉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안질의에) 새누리당도 참여하자고 하니까 (야당이) 이틀 하자고 하고, 자기들(야당)끼리 하면 하루만 하겠다고 해서 양해해줬다”며 “야당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 (여당이) 안 받아줄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그는 “공지가 안 될 순 없다. (질의) 신청자가 별로 없었다”며 “(현안질의 여야 협상을 담당한)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에게 그렇게 보고 받았다”고 했다.
결국 이날 긴급현안질의는 황교안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대상으로 야당 의원 12명만이 질의한 뒤 마무리됐다.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의원이 전무한 것은 물론, 새누리당 몫의 좌석은 본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대부분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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