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전혀 달라지지 않은 청와대…13일 첫 공식반응 “대통령, 국정 정상화 고심”
[헤럴드경제] 청와대가 13일 전날 서울 도심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위에 대해 첫 공식 반응을 내놨다.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전혀 달라지지 않은 입장을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다음 주인 19일 예정된 4차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될 전망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어제 시위와 관련해 청와대 입장을 묻는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직접 말씀 드린다”며 “대통령께서는 어제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무거운 마음으로 들었으며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박 대통령은) 또한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전날 시위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두 번째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등 도심 일대에서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 경찰 추산 26만명이 모였다. 세종대로, 광화문, 서울시청 앞, 종로, 을지로, 소공로 등 서울 도심 주요 거리가 모두 엄청난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날 집회는 당시 서울 도심 전역에 100만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진 1987년 6월 항쟁과 맞먹는 규모였다. 또한 2008년 6월 10일 역시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웠던 광우병 촛불집회(주최측 추산 70만명, 경찰 추산 8만명),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집회(주최 측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13만명)보다 규모가 컸다.

학생, 시민, 직장인 등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야 3당 대표 등 차기 유력 대선후보들도 집회에 참가해 대통령 퇴진을 공식 요구했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중 사상 최저치인 5%대에 머물고 있어 사실상의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상태다.

서울 외 대구, 부산, 광주, 제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수만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통령 퇴진 시위가 열렸다.

청와대의 이날 첫 반응은 이런 대규모의 국민적 항쟁에도 불구하고 전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향후 박 대통령 관련 폭로 정국이 계속되고 다음 주 토요일인 19일 예정된 제4차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위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12일 비서관 등이 전원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오늘 밤늦게까지 살펴보고 대책과 해결 방안을 준비하겠다’라거나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등 일부 청와대 관계자의 원론적 답변만이 언론을 통해 간간이 알려진 정도다.

청와대는 13일 오전 10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딱히 내놓을 만한 결론은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는 대통령이 빠진 상태에서 열려 애초부터 별다른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아직도 상황 판단이 안 된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다.

박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 하나로 불리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지난 12일 세월호 사태 당시 “(대통령이) 사태가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가 나중에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304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희생된 긴박했던 세월호 사태 와중에도 대통령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