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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원 유발 은행나무 대신 이팝나무ㆍ소나무…‘가로수 세대교체’
-서울시내 가로수 은행나무ㆍ플라타너스 일색서 변화

-벚나무류ㆍ이팝나무ㆍ소나무 등 점유율 해마다 증가

-중구 소나무 등 지역마다 특색 있는 수종이 대세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단풍으로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는 가을, 서울 도심 을지로 롯데백화점 본점 앞은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로 조금은 이색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인근 남대문 신세계 본점 앞도 아직 채 자라지 않은 소나무 가로수가 심겨져 있다. 서울 중구는 2006년부터 “서울의 중심 중구만의 특색있는 가로환경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심 가로수를 소나무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중구의 가로수 8009그루 가운데 25%가 넘는 2084그루가 소나무다.

서울시내 도로변 가로수 수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은행나무처럼 고약한 악취로 인해 발생되는 민원 걱정을 덜고 지역별로 미관상 좋은 나무를 새로 심어 도시 미관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이 빠른 나무 위주로 가로수를 선정한 초기 정책에서 벗어나 미관이 뛰어난 나무와 고유종 위주로 가로수를 교체하면서 ‘가로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사진=은행나무는 대기 정화력이 뛰어나고 병충해에 강해 수십년 전부터 서울시내 곳곳에 심어졌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들어 미관상 좋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열매의 고약한 냄새다. 해마다 10~11월 서울시에 은행나무 열매를 치워달라는 민원이 빗발친다.]

서울시가 내놓은 ‘가로수 수종 변화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0만3143그루의 가로수가 시내 곳곳에 심겨져 있다. 서울의 가로수는 지난 2000년 26만5481그루에서 2005년 27만9461그루, 2010년 28만3609그루 등 해마다 늘었다.

서울시내 가로수의 황태자로 불리던 은행나무는 기세가 확연히 꺾였다. 2000년만 하더라도 가로수 전체 43%(11만3968그루)나 차지했던 은행나무는 2005년 42%(11만8115그루), 2010년 40%(11만4575그루)로 점차 줄더니 2015년 30%대(37%, 11만3173그루)로 주저앉았다.

은행나무는 최근 가을철 열매 악취와 그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면서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최근 늘어난 ‘황화현상(엽록소 부족으로 잎이 누렇거나 붉게 변하는 현상)’이 잦다는 점도 은행나무의 단점으로 꼽힌다.

양버즘나무는 ‘자라도 너무 잘 자란다’는 이유로 도로변 자리를 내주고 있다. 2000년 10만6151그루가 심겨져 있던 양버즘나무는 15년 만에 6만9075그루로 35%가 줄었다.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의 빈자리는 벚나무류와 이팝나무, 소나무 등이 채웠다. 그 중 벚나무류는 대세 가로수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1.7km 구간을 지키는 왕벚나무 1886그루가 대표적이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초순 봄꽃축제 기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600만명을 넘을 만큼 인기가 높다. 벚나무류는 2000년 9025그루에서 2015년 2만9883그루로 3배가 늘었다.

과거에 주로 관상목이나 땔감으로 이용됐던 이팝나무는 최근 들어 가로수로 각광받으며 익숙해졌다. 2000년만 하더라도 기타에 포함될 만큼 소수에 불과했지만 2015년 1만3281그루가 광진구 등 시내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중구에 집중적으로 심겨져 있는 소나무도 같은 기간 158그루에서 4319그루도 27배가 늘었다.

느티나무도 2만3562그루에서 3만4456그루로 점유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이밖에도 단풍나무 2061그루, 회화나무 8667그루, 칠엽수 1508그루 등 서울시내 가로수 수종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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