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테라헤르츠 영상을 이용해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암인 뇌교종의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서진석ㆍ지영빈ㆍ오승재 교수(영상의학과, 연의-생공연메디컬융합 연구소), 장종희ㆍ강석구 교수(신경외과)와 연세대 기계공학과 주철민 교수 연구팀은 뇌교종 수술에서 테라헤르츠 영상으로 뇌교종과 정상 뇌조직의 경계를 찾아내 뇌종양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뇌교종은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뇌 조직이 손상돼 마비, 언어장애, 의식저하, 경련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또 뇌압이 상승해 두통이나 구토, 의식장애가 올 수 있다.
악성 뇌교종은 평균 생존기간이 12~15개월로 보고될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정상 뇌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며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정상 뇌조직과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육안으로 구분이 힘들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최근 뇌교종 치료에서 뇌항법장치 시스템과 수술중 MRI, 특수조영제 형광영상 등을 이용해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조영제 사용에 따른 호흡곤란이나 쇼크, 심혈관 증상 등의 부작용과 함께 수술 중 실시간 측정이 어렵고 일부 뇌교종은 진단이 힘들다.
이런 문제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진단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테라헤르츠파는 빛의 직진성과 전자파의 투과성을 동시에 가진 독특한 전자기파로, X-레이에 비해 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해가 없으며 생체 구성성분에 민감히 반응하기 때문에 병리조직진단이나 분자연구, 농작물 재배 등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의학분야에서는 유방암이나 피부암 진단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테라헤르츠 의료영상의 뇌교종 검출에 대한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뇌교종 세포를 주입한 실험쥐 4마리에서 샘플을 체취한 뒤 테라헤르츠 의료영상을 촬영했다. 특수조영제를 이용한 의료영상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은 최신 광학 의료영상을 비교한 결과 테라헤르츠 의료영상이 뇌교종을 더 민감하게 검출했다.
또 14명의 환자에서 체취한 뇌교종 검체를 테라헤르츠 의료영상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에서는 100% 뇌교종 검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 테라헤르츠 영상으로 일반광학영상이나 조직염색사진(병리검사사진), 광학단층영상(OTC 의료영상), 특수조영제 형광영상에 비해 뇌교종을 명확하게 확인했다.
실제 수술환경에서 테라헤르츠 의료영상의 사용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뇌교종 세포를 주입한 살아있는 실험쥐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한 결과에서도 뇌교종을 진단할 수 있었다.
서진석 교수는 “수술 중 조영제 없이 실시간으로 뇌교종을 모두 확인할 수 있어 정상 뇌신경세포를 최대한 보호하고 뇌교종만 적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게 됐다”며 “동물실험과 인체 검체 실험, 생체 내 실험을 모두 거쳐 테라헤르츠 의료영상의 유효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지영빈 박사는 “테라헤르츠 의료영상을 이용한 의료기기 개발 사례가 세계적으로 몇 건에 불과한 만큼 빠른 기술 선점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테라헤르츠 의료기기라는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연구팀은 ‘다중 광학 융합영상 기반 실시간으로 뇌종양을 진단하는 방법 및 장치(출원번호: 10-2015-0128726)’ 특허를 출원했다.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오는 2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 ‘보건의료 TLO 성과대전’에도 초청받아 연구결과를 대표기술로 발표할 예정이다.
임상의사와 기초의학자, 물리학자, 공학자가 참여한 다학제 연구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간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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