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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진돗개’ 때문에 스위스 출장”
[헤럴드경제]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지난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한진해운 문제에 대한 협의 요청을 받고도 박근혜 대통령의 반려동물인 진돗개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하기 위해 스위스를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17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업과 해운업 위기로 국가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재계 총수가 대통령의 사적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16일 한진그룹 핵심관계자 A씨는 “조 회장이 4월7일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설득하기 위해 스위스 로잔으로 출국할 때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 이 회장이 조 회장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조 회장은 빨리 로잔에 가야 하니까 다녀와서 보자고 했다”며 “그래서 그때 보지 못하고 나중에 만났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출국한 시점은 한진해운이 4월26일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하기 3주 전쯤이다.

한진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 B씨는 “산은이 한진해운 상태가 위중하니까 빨리 대책을 논의하자고 조 회장에게 연락한 것인데 대통령 민원 때문에 결국 협의가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B씨가 말한 민원은 청와대가 지난해 여름부터 김 전 장관을 통해 호랑이 대신 박 대통령의 반려동물인 진돗개를 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을 의미한다. A씨는 “청와대에서 지난해부터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이다 올 3월 IOC 실사단이 ‘개는 안된다’고 하니까 조 회장이 4월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장관과 함께 IOC를 설득하러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진해운 문제를 뒤로 미루면서까지 출국한 조 회장과 김 장관은 IOC로부터 문전박대만 당한 채 돌아와야 했다.

조 회장 최측근 C씨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개 얘기를 꺼내자마자 곧바로 나가버렸고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정하기로 약속한 뒤에야 다시 나타났다”고 두 사람이 IOC에서 망신당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바흐는 처음부터 ‘한국이 개고기를 먹는 나라인데 어떻게 개를 마스코트로 하느냐’는 입장이었지만 청와대 태도가 워낙 강경해 조 회장은 거절당할 걸 알면서도 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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